CJ제일제당, ‘햇반의 집밥화’로 올해 성장세 이어갈 계획
‘온라인 유통 다각화·글로벌 매출 증가’ 햇반 역대 매출 달성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1인 가구 증가로 즉석밥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이 부동의 1위를 기록하면서 오뚜기, 하림 등이 그 뒤를 잇는 형국이다. CJ제일제당 햇반이 쿠팡 로켓배송서 판매되지 않고 있음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해 눈길을 끈다.

1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지난해 국내외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850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햇반 연간 매출. / 자료=CJ제일제당, 표=정승아 디자이너
햇반 연간 매출. / 자료=CJ제일제당, 표=정승아 디자이너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지난 2022년 말부터 햇반 납품 마진율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도 CJ제일제당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통해 햇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쿠팡과 일명 ‘햇반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CJ제일제당 햇반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우선 햇반은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6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p(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대표 제품인 ‘햇반 백미’도 시장점유율 66.4%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4%p 상승하며 시장 지위를 높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햇반 성장세를 놓고 ▲웰니스(wellness)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 ▲글로벌 성장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햇반 곤약밥과 솥반을 앞세운 웰니스 카테고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보였다. 햇반 곤약밥은 칼로리가 낮은 곤약의 찰진 식감은 살리고 천지향미로 구수한 향을 더해 소비자들 사이서 “맛과 영양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솥밥 원리를 구현한 진공가압 기술을 토대로 풍성한 재료의 영양을 담은 햇반솥반도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도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햇반 거래액은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늘었다. 한 예로, 쌀의 날(8월18일)을 맞아 네이버와 진행한 햇반 기획전에선 행사 첫날 평소보다 9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햇반 제품들. /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햇반 제품들. / 사진=CJ제일제당

컬리와 함께 만든 ‘향긋한 골든퀸쌀밥’은 출시 3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소비자들의 큰 호응에 지난해 말 기준 컬리 누적 판매량 6만7000세트를 돌파했다.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에는 ‘환경을 생각한 햇반’ 신제품을 선론칭했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 등 퀵커머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햇반을 평균 30분 안팎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CJ제일제당 자사몰인 CJ더마켓의 햇반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CJ더마켓의 햇반 매출은 약 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CJ더마켓을 포함한 온라인 경로의 햇반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햇반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미국 코스트코와 같은 메인 스트림 경로에서 백미밥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즉석밥 제품들보다 우수한 맛 품질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으며 재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웰니스 카테고리 대형화 등을 통한 ‘햇반의 집밥화’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집밥 선호도는 높지만 기술력 한계로 상품화가 어려웠던 ‘서리태흑미밥’, ‘혼합잡곡밥’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최초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받은 ‘식후혈당밥(식후혈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 등의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임동혁 CJ제일제당 Processed Rice Biz 담당은 “햇반이 갖고 있는 온리원(OnlyOne) 경쟁력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을 충분히 극복했다”면서 “햇반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맛 품질로 끊임없이 진화하며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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