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사외이사 활동 독립성 의구심"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사외의사 재추천 비판
장인화 회장 내정자 선임안 반대 가능성 주목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전경. / 사진=포스코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전경.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사진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면서 장인화 포스코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지에 대한 재계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 후보와 사내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 등을 의결하기로 했는데, 한 달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홀딩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장 내정자를 포함한 차기 이사진 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재임 중 호화 해외 출장 논란 등과 관련해 과거 사외이사 활동이 과연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이사회 및 관련 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를 재추천했다는 점이 주주가치 제고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전원은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으로 경찰에 전원 입건됐다. 이사회가 해당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자 김 이사장이 일부 이사가 임기를 이어가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는 박희재·김성진·유영숙·권태균·유진녕·손성규·김준기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진 사외이사와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겸 사외이사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국민연금은 임기가 주총에서 만료되는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거쳐 재추천 대상에 올랐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김 이사장은 “소유분산 기업의 임원 선임은 내외부인 차별 없이 공평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돼야 한다”고 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 내정자. /사진=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포스코 회장 내정자. /사진=포스코홀딩스 

국민연금이 개입에 나서면서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기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가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이 유일하다.

일각에선 장인화 체제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가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특히 국민연금이 장 내정자 선임 관련 반대 의견을 낼 것인가에 대한 포스코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장 내정자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국민연금의 의사 표시는 주요 기관과 소액 주주들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장 후보 역시 이번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으로 고발당한 임원 중 한 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과 사외이사 2인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이사 선임 안건은 참석한 주주의 2분의 1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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