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영상 “글로벌 협력 확대해 AI 기업 전환 가속”
KT 김영섭 “‘AICT 서비스 회사’로 거듭날 것”
LGU+ 황현식, 상반기 생성형AI ‘익시젠’ 공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대표이사(CEO)들이 올해 경영전략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서비스 혁신’, ‘AI 기업 전환’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요금 규제 심화로 본업인 이동통신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판단에서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 CEO들은 지난달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MWC에서 SK텔레콤은 국가별 주요 통신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통신산업 특화 AI 거대언어모델(텔코 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내놓은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라 축적된 AI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통신산업은 물론 타 산업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단 점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지금은 한 산업분야에 특화된 LLM이 해당 분야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시대다. (합작법인 설립은) 글로벌 통신사들이 텔코 LLM 등 AI 분야 협력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려는 것”이라며 “SK텔레콤은 기존 혁신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시장에서 과감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 역량에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한 ‘AICT 서비스 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뼈를 깎는 내부 쇄신과 인재 영입, 과감한 개방형 파트너십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제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부터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및 효율적인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KT가 AICT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으로 빠르게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노하우와 역량을 빠르게 내재화할 것”이라고 개방형 파트너십 확대의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AI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체 초거대 AI ‘믿:음’과 오픈AI의 GPT, 메타의 라마 등을 함께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 기반의 내부업무 혁신 플랫폼 ‘젠아이두(Gen.AIDU)’를 개발하고 전사에 적용한다. 젠아이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API를 직접 개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업무 편의성을 높이고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올해 상반기 중 생성형 AI ‘익시젠’을 선보이고 메타·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는 등 AI 사업에 속도를 내겠단 점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올 상반기 중 통신 특화 생성형 AI 모델 익시젠을 공개하고 AI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며 "LG유플러스만의 데이터로 대화형이나 특화 모델을 만들고 있고 곧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다. 올 하반기부터 여러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에서 체감하는 경험이 달라지게 해 사업성과도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메타와 AI 관련해 협업의 범위를 넓히는 등의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뿐 아니라 다른 응용 업체와도 협업과 제휴가 활발해야 혁신을 할 수 있다“며 메타 등 글로벌 사업자와 AI 관련 협업을 확대하겠단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통신3사 CEO들이 일제히 AI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본업이 통신업의 수익성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올해 통신사업 전망과 관련 “아주 안 좋게 보고 있다. 굉장히 위기라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덩치가 큰 다른 회사들보다 매출 규모가 적다 보니, 우리가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좀 더 전통 사업에서의 체질을 탄탄히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신사업 외에도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단통법 폐지 추진에 대해선 “최근 단말기 가격이 250만원에 달하는데, 30~40만원 쓰는 게 무슨 차이가 있냐”며 “지금은 돈을 쓴다고 시장에서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니다. 지원금 등 유통의 수수료로 하는 경쟁은 통신사들이 할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고 본다. 단통법 여부와 관계없이 그렇게 큰 경쟁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보고 서비스 경쟁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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