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지분 매각 이후 사외이사 수 6명으로 감소
은행지주 중 사외이사 수 가장 적어···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제고 지적
'우리금융지주 지분 1% 확보' 얼파인파트너스 사외이사 후보 추천 수용 여부 관건
과점주주 체제 문제 재정비 필요···이사회 논의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견제의 한 축인 이사회의 구성 및 역할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과점주주를 통한 사외이사 선임 방식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견제의 한 축인 이사회의 구성 및 역할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과점주주를 통한 사외이사 선임 방식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29일 정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배구조 체제에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6명의 사외이사 중 5명의 이사가 각 과점주주들의 추천으로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는데 이번 논의를 통해 추가로 확대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외이사 확대가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제고하는 목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지주 지분 1%를 확보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9일 우리금융지주는 정기 이사회에서 현재 6명인 사외이사를 1~2명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확대 여부가 결정되면 추가적인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3월 주주총회 등을 거쳐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수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타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각각 9명과 8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고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7명이다. 

기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수는 7명이었지만 지난해 6명으로 감소했다. 우리금융지주는 타 금융지주와 달리 사외이사 추천권한이 과점주주들에게 있는데 과점주주 중 하나였던 한화생명의 이탈로 사외이사 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3% 수준을 보유했던 한화생명은 지난 2022년 6월 블록딜을 보유 지분 전량을 정리한 바 있다. 블록딜 거래였던 만큼 거래 상대방이 뚜렷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한화생명을 제외한 5개 금융사로 재편됐다.

현재 사외이사 6인 중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윤인섭(푸본생명)·윤수영(키움증권)·신요환(유진프라이빗에쿼티)·지성배(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명은 모두 과점주주들의 추천으로 이사회에 들어왔다. 과점주주 추천이 아닌 사외이사는 송수영 변호사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과점주주 이탈로 전체 사외이사 수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에 더해 당초 과점주주가 지분을 매각했을 경우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점주주 이탈 등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미흡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 통해 업계 전반에 걸쳐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기준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발표했다. 모범관행은 현직 CEO나 기관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전문성 및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논의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새로운 과점주주로서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1%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과점주주는 아닌 상황이다. 얼라인파트너스 지분이 크지 않지만 추가적으로 사외이사를 확대하고 다양성과 독립성, 전문성 확보라는 사외이사 제도의 목적을 충실히 고려하면 얼라인퍼트너스의 과점주주 합류를 고려해 볼만 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주요 주주들의 추천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우리금융지주의 방식이 경영진 견제 측면에서는 고도화된 시스템이었다는 점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얼라인파트너스는 14%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JB금융지주에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데 이어 우리금융지주에도 사외이사 후보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범관행 도입 등 바람직한 지배구조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지주 또한 과점주주 체제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번 이사회 논의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