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카드 이어 KB국민카드도 4월 중 해외 특화카드 출시
지주계 카드사, 앞다퉈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 내걸어
“무료 환전 혜택, 은행 협업 없이 어려워···지주계 카드사 유리해”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연이어 해외 이용 특화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고객 유치를 위해 은행과 손잡고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는 등 해외 결제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KB국민은행과 협업해 오는 4월 중 해외 이용 특화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해당 카드에는 환전 수수료 면제, KB페이 이용 시 추가 할인 등 여행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이 포함될 예정이다.

일찍이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상품을 내놓으며 해외 이용 특화카드 열풍을 주도한 바 있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달러, 엔화, 유로, 파운드 등을 비롯해 총 26종의 통화에 무료 환전 혜택(환율 100% 우대)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기준 트래블로그는 서비스 가입자 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작년 1월 해외체크카드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13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초 20% 중반대로 시작한 점유율은 올 초 39.2%까지 치솟았다. 트래블로그 출시 직전인 2022년 6월 기준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이 20.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출시 이후 해외 결제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자 여타 카드사들도 잇달아 해외 특화카드 출시에 나섰다. 특히 카드사들 중에서도 은행과 협업을 통해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지주계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지난 14일 신한은행과 손잡고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전세계 30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 해외결제 및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기존 수수료 해외 결제 시 1.2%, 해외 ATM 인출 시 1%+건별 3달러) 등의 해외여행 관련 혜택을 담았다.

특히 환전 후 전용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중 달러와 유로에 대해서는 각각 연 2%, 연 1.5%의 특별금리도 제공한다.

이처럼 지주계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특화카드 출시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는 자사 계열사인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환전 관련 혜택 제공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 강력한 혜택 제공이 필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해외 특화카드들은 모두 ‘무료 환전’ 혜택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지주계 카드사와 고객 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무료 환전 혜택으로 맞불을 놔야 하지만 쉽지 않다. 환전 수수료 100% 우대 혜택을 제공하려면 환전 사업을 다루는 은행과의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주계 카드사들은 자사 계열 은행과 손잡고 혜택을 제공하기가 수월하지만 기업계 카드사들은 은행의 도움을 얻기가 어렵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결제에 활용되는 외화는 은행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은행의 도움 없이는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기 어렵다”며 “지주계 카드사들은 자사 계열 은행과 협업으로 혜택 제공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계 카드사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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