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 상장
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서 비슷
기능성 의류 기업 등 비만 산업 관련주 포함했다는 점은 차별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KB자산운용이 비만치료 산업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 비만치료제 ETF를 내놓은 삼성자산운용과 맞붙는다. 두 ETF 모두 비만 치료제 핵심 기업 두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세부 전략과 포트폴리오에서 차이를 보인다. 비만치료 산업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자산운용사가 경쟁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날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켰다. 이 ETF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한국경제신문이 산출하는 ‘KEDI 글로벌 비만산업 Top2+ 지수’를 추종한다.

KB자산운용이 비만치료 ETF를 내놓으면서 삼성자산운용의 비만치료제 ETF와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앞선 이달 14일 삼성자산운용은 비만치료제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를 출시했다. 그동안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이 포함된 헬스케어 ETF는 있었지만 비만치료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이었다.

편입 비중은 27일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편입 비중은 27일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두 ETF 모두 비만치료제 핵심 기업으로 분류되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에 집중투자 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데, 노보노디스크가 안정성과 효과성,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GLP-1 계열 2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했고 뒤이어 일라이릴리가 3세대 치료제를 선보이면서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날 기준 KB자산운용의 ETF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각각 27.57%, 27.36% 비중으로 편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는 두 회사를 각각 26.82%, 25.99% 비중으로 담았다. 삼성자산운용은 해당 ETF 출시 당시 두 회사를 각각 25% 수준으로 편입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KB자산운용은 이보다 더 높은 비중을 내세웠다.

다만 이들을 제외한 세부 포트폴리오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KB자산운용 ETF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앤코(Merck & Co Inc)를 세 번째로 높은 9.88%의 비중으로 담았다. 삼성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는 포함돼 있지 않은 종목이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바이킹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 Inc)가 세 번째로 높은 10.03%의 비중으로 편입됐다.

비만치료제 순수성 측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ETF가 앞선다. 삼성자산운용은 FDA(미국식품의약국), EMA(유럽의약품청)에서 임상 중인 비만치료제 제약사에 100% 투자하는 것을 표방한다. 반면 KB자산운용은 비만 산업에 초점을 둬 비만 치료 관련 운동 및 행동치료 매출 상위 기업에도 투자한다. 기능성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산운용사들이 내건 총보수의 경우 KB자산운용의 ETF가 더 낮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의 총보수는 연 0.35%다. 이는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의 연 0.45%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비만치료제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자산운용사의 ETF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앞서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의 비만치료제 ETF의 경우 상장 후 이날까지 233억원어치의 개인 누적 순매수가 있었다. 순자산총액은  출시 후 전날까지 377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늘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이 ETF는 이날 전날 대비 3.23% 상승한 1만5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덴마크의 제약사 질랜드파마의 주가가 35%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이 ETF는 질랜드파마를 네 번째로 높은 7.24%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반면 이를 편입하고 있지 않은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시초가와 같은 9985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량에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는 이날 하루 거래량이 78만주를 넘었다. 이날 증시에 데뷔한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의 거래량은 40만2059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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