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당국,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위한 기업 밸류업 방안 발표
공시와 지수 선정 통해 배당 성향 및 수익률 높이려는 의도 내비쳐
기업 배당확대 시 배당주 펀드에 긍정적···정책 실효성 크지 않아 주장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제시한 가운데 배당주 펀드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 영향으로 배당 성향을 높일 경우 배당 수익과 함께 주가 상승 기대도 커지는 까닭이다. 다만 정부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배당주 투자 효율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안에는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세워 공시하도록 하고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시장을 들썩이게 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되면서 배당주 펀드가 다시금 힘을 받을지 눈길을 끈다.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이끈다는 계획인데, 다양한 주주환원책 중에서 배당은 체감 효과가 큰 것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상장사들은 해외 상장사 대비 배당 ‘인심’이 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10년 평균 국내 상장사의 배당 성향은 26%로 미국(42.4%)과 영국(129.4%), 일본(36%) 등 선진국 증시보다 낮고 대만(55%), 중국(31.3%), 인도(38.5%) 등 주요 신흥국에도 못 미친다. 배당에 나서는 상장사 수도 적은데 코스피 상장사 782곳 중 2020~2022년 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기업은 190곳(24.29%)이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는 반대로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가 이뤄질 경우 배당주 투자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도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들이 여러 번 언급됐다. 실제 정부는 기업 개선 계획을 공시토록 한데 이어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연 1회 올리도록 했다. 여기에 밸류업 지수 개발에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하겠다는 기준을 밝혔다.

이미 이 같은 기대감이 섞여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5개의 배당주 펀드에 최근 한 달 동안 1468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미국 배당주 투자 상품이나 ‘한화ARIRANG고배당주’, ‘삼성KODEX배당가치’, ‘베어링고배당플러스’ 등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설정액 증가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정부정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방향은 맞지만 기업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다양한 배당주를 편입하는 배당주 펀드가 정책 수혜를 보기 위해선 다수 상장사의 배당 확대 정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배당주 펀드는 최근 한 달 기준 4.84%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 보면 2.88% 수익률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최근 한 달 동안 상승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엔 7.86%의 평균 수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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