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패키징 공정 병목현상에 공급 차질 우려

엔비디아 본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본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협력사인 TSMC의 생산 능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25일 블룸버그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 AI 반도체 열풍이 TSMC 생산 능력 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의 최첨단 패키징 브랜드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가 병목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주문을 전부 소화하기 위해선 TSMC의 CoWos 생산 능력 중 절반을 확보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3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용 칩은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첨단 패키징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엔비디아 뿐 아니라 AMD, 브로드컴 등 수많은 고객사가 CoWoS 패키징 라인을 원하면서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TSMC는 올 연말까지 전년대비 124% 가까이 생산 능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물량 대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에서 패키징이란 쉽게 설명해 칩을 포장하는 과정 전반을 말한다. 반도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또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반도체 기술과 함께 패키징도 단순 반도체를 포장한다는 개념을 넘어 패키징을 통한 성능 향상까지 이뤄지고 있다. CoWoS의 경우 패키징 과정에서 칩 사이의 거리를 좁혀 성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한편 엔비디아는 최근 AI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 23(현지시각) 시가총액이 장중 2조달러(약 2660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초 전장 대비 4.9% 오른 823.94달러를 고점으로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함께 미국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는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에만 매출 221억달러(약 29조 4480억원), 영업이익 136억달러(약 18조12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65%, 영업이익은 983% 급증했다.

TSMC 주가도 엔비디아 호재에 따라 덩달아 오르고 있다. TSMC 주가는 지난 15일 7.89%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선 엔비디아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엔비디아 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