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2006년 통계 이래 역대 최저치
‘가격 약세·규제 완화’ 아파트로 수요 몰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빌라가 부동산 시장에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모양새다. 매매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역대 최저 낮은 환금성과 전세사기 여파와 낮은 환금성 등으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모양새다. 여기에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몰린 것도 거래가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거래량을 살펴보면 2023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5만5054건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는 14만3242으로 25.8%에 그쳤다. 종전 최저인 2020년 27.0%를 밑도는 수치로 2006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2022년만 해도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사상 첫 40%대인 41.3%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30%대를 유지하던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27.0%로 떨어졌다가 2021년 34.1%, 2022년 41.3%로 2년 연속 급등했다.

/ 자료=한국부동산원
/ 자료=한국부동산원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빌라 매매 거래량은 8만5593건으로 전체 거래 비중의 15.4%를 차지했다.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 비중도 10.4%에 그쳤다. 두 수치 모두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크게 빠진 채로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까지 잇따라 풀리자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식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1만1812건(74.2%)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73.0%, 2021년 65.9%, 2022년 58.7%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서울에서도 빌라 거래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서울의 비아파트 거래량은 2022년(4만623건)보다 31.3% 줄어든 2만7922건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6439건으로 전년(1만 5384건) 대비 136.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고 부동산 규제도 완화되면서 수요자가 다시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세 사기로 전세와 매매 수요가 모두 줄어 아파트 쏠림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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