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년도 주주환원책 공개···업계 첫 자사주 소각 계획 물량 제시
증권가, 적극적인 환원책 평가···목표가 줄줄이 상향 조정 나서
합병 후 최고가인 1만1650원 넘어선 목표가도···향후 주가 추이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3개년도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합병 후 최고가를 넘어서는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어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2024~2026년 3개년도 주주환원 정책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를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예정이다. 주주환원 성향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최소 35%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이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물량을 제시한 것은 업계에선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의 경우 보통주 1000만주(822억원어치)를 소각하고, 약 898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총 1720억원 수준으로 주주환원 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기준 지배주주 기준)의 52.6%다.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소각을 명시화하면서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달 18일 장중 6400원에서 이날 장중 기록한 9200원까지 43% 상승했다. 이날 기록한 9200원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주환원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가를 높이고 있다. 이날 나온 증권사 보고서 3곳 모두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10% 상향했다. 흥국증권도 지난해 말 제시한 목표가 8500원에서 1만500원으로 높였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주주환원 정책 개선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제고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됐다는 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다양한 우호적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주가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흥국증권 역시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주주환원 정책이 저평가 영역에 있는 주가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높였는데, 이는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이번 발표로 당분간은 기존에 공시한 자사주 매입 수급 및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업사이드 여력을 높여도 좋은 구간”이라고 밝혔다.

특히 목표가 1만2000원은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과 합병한 이후 도달하지 못했던 주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옛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의 합병 신주는 2017년 1월 20일에 상장됐는데 이후 최고가는 2018년 1월 장중 기록한 1만1650원이었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7조7000억원이 넘어선다. 현재 시가총액은 5조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실적이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미래에셋증권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배에도 못 미치는데 글로벌 IB(투자은행)이 1배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저평가 영역으로 정부의 밸류업 정책 수혜 기대가 있다”면서도 “주가가 장기적으로 강한 모멘텀을 받기 위해선 결국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것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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