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 월세용 부동산은 매각할 때 양도차익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보유 중에는 달마다 또박또박 현금흐름을 가져오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성별, 나이, 투자경험, 자산규모 등과 상관없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누군가에겐 자산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누군가에겐 정년퇴직 후 안정적 노후생활을 위한 방편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조기은퇴를 위한 부의 사다리로 여겨지고 있는 월세용 부동산. 분명코 이점은 월세용 부동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실(實)일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철저한 사전조사 없이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다. 부동산이라는 재화는 속성상 여타자산에 비해 거액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실패 시 후유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월세용 부동산 투자의 허(虛)일뿐이다.

월세용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상품별 각각의 특징·장단점·경쟁상품과의 비교 등 미시적 측면은 물론, 경기·금리·물가수준·경제성장률·부동산시장 등 다양한 거시적 측면까지 감안한 후 자신에 맞는 투자대상을 골라야 할 것이다.

월세용 부동산은 제대로 알고 투자할 경우 매월 또박또박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탐욕에 사로잡혀 철저한 사전분석과 정보습득 없이 섣불리 접근한다면 투자실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실사례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과도한 욕심 때문에 쪽박을 차게 된 안타까운 사례]

퇴직금으로 월세용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를 여유롭게 보내고 싶었던 60대 중반의 A씨. 5년 전 어느 날, 그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동해안 바닷가에 위치한 호텔(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중인데 다 팔리고 회사(시행업체) 보유분만 남았으니 서둘러 투자해보라는 광고전화였다.

텔레마케터에 따르면, 판매중인 부동산은 강원도 휴양지 바닷가에 소재한 생활형숙박시설(총 400실 규모)로 인기리에 분양판매 중인데 이미 모두 마감됐고, 회사 보유분 10개실(전용 24~26㎡) 정도만 남았으니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시행업체측이 별도의 보증서를 통해 연 10% 투자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잊지 않았다.

퇴직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 A씨.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금리보다 2~3배 이상 높은 수익률로 매월 또박또박 배당금(투자수익)이 들어올 예정이고, 더욱이 시행업체측이 책임보장까지 해준다니 가뭄에 단비로 느껴졌다. 얼마 뒤, A씨는 해당 업체를 방문했고, 이내 대출(최대 60%)을 가미해 분양가 2억1천만 원짜리 생활형숙박시설 5개실을 분양받았다.

그런데 A씨가 잔금을 치른 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사달이 났다. 시행업체가 부도를 맞게 되면서 분양 당시 약속했던 연 10%의 투자수익률 보장은 허공으로 날아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국내외 관광객의 급감으로 수익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우여곡절 끝에 탈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어나는가 싶었지만, 이내 고금리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투자수익률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설령 매물로 내놓더라고 매수자를 찾기 힘들고 도저히 팔기 어려운 턱없는 가격에 언급될 뿐이었다.

사실 A씨가 투자한 생활형숙박시설은 또 다른 형태의 분양형 호텔일 뿐이었다.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이 아닌 관계로 매각을 원하더라도 이를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많지 않았다. 당연히 더 큰 투자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직거래로 나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고수익에 현혹돼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노후를 망치게 된 A씨였다.

[신도시 상가를 분양 받아 금전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입게 된 사례]

10여 년 전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인천 소재 모 신도시 1층 상가를 분양받을 것을 권유받았던 50대 B씨. 인구 11만 명이 넘는 메머드급 수도권 신도시 1층 상가임에도 분양면적 기준 3.3㎡당 2천만 원선에 맞춰 값싸게 분양하는 상품이니 투자매력이 크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 게다가 분양업체측에서 커피숍이라는 우량임차인까지 미리 맞춰둔 상태라 임대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달콤한 얘기까지 듣게 된다. 분양가 8억 원을 투자하면 보증금 5천만 원에 매월 5백만 원을 받는 구조였다. 임대수익률이 무려 연 8%에 달했으니 상가 투자로 자산증식을 도모하려던 B씨로서는 제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투자였다. 신도시라는 특성상 상권의 활성화 내지 안정화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설령 우량임차인을 유치했더라도 영업손실이 누적될 경우 임차인 이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초 입주했던 커피숍은 개업 후 채 2년도 되지 못해 이탈했고, 그 뒤로 입주한 음식점과 의류매장, 호프집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더욱이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도 고금리 및 경기불황 여파로 마땅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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