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단순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브라질과 함께 동반 성장할 것”
룰라 대통령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
현대차그룹, 아이오닉5·코나EV·EV5 등 전기차 출시 계획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만나 향후 현지 전략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만나 향후 현지 전략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대규모 현지 투자를 약속했다. 특히 아이오닉5, 코나EV, EV5 등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중남미 지역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2일(현지시각) 정의선 회장은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집무실에서 룰라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COO) 등이 동석했다.

브라질은 현대차그룹 유일 중남미 생산거점으로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위치해있다.

정 회장은 브라질 공장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직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무료 치과치료, 재식림 프로그램 등 브라질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탈(脫)탄소 전략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 적용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수소 및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관련해 정 회장은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을 통해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기술 등에 오는 2032년까지 11억달러(한화 약 1조4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총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 및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중이며, 수소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수단이자 전동화를 보완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기술인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와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 설명했다.

정 회장은 “AAM이 브라질 교통환경에도 적합한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하며, SMR 분야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의 세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강조하며 “친환경 수소분야와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오른쪽)과 룰라 대통령(사진 가운데),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사진 왼쪽)이 ‘N 비전 74’(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브라질 정부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오른쪽)과 룰라 대통령(사진 가운데), 제랄도 알크민 브라질 부통령(사진 왼쪽)이 ‘N 비전 74’(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브라질 정부 제공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다각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브라질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선두기업으로 나서기 위해 전동화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우선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출시하고 향후 기아 전용 전기차인 EV5도 현지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연료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FFV는 에탄올 또는 메탄올과 휘발유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를 중남미까지 확대한다. 수소 상용차 신시장 개척 및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등 신사업을 발굴하고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그룹사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수소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적극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 시장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룰라 대통령 면담에 이어 카를로스 길베르토 칼리로티 주니어 상파울루대학 총장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친환경 분야 인재육성 및 산학협력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자 한다”면서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상파울루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라질의 청정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다음날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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