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9회 연속 금리 동결
“금통위원 6명 중 5명, 3개월 후에도 금리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 5월 경제 전망 보고 판단”
“부동산 PF 문제, 금리로 해결할 문제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물가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2월 경제전망이 미세한 점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11월 전망한 것과 거의 변화가 없다”며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서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현 3.5%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나머지 1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다섯 분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 물가가 우리의 전망대로 둔화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견해의 주된 배경이 됐다”며 “나머지 한 분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이후의 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5월 경제 전망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상반기가 지나서 어떻게 될 건지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5월에 다시 경제전망을 할 때 나온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부동산 PF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PF만 보면 (경제성장률 전망의) 하방 위험이 더 큰 편”이라면서도 “다만 생각보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는 예상보다 훨씬 나쁜 쪽으로 갔지만 수출은 오히려 더 좋은 방향으로 가서 상쇄한 효과가 나타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태영 사태가 잘 진척되고 있는 것처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정부가 잘 관리해서 PF가 질서 있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모든 PF가 살아나지는 않겠지만 태영사태가 잘 진척되고 있는 것처럼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PF 문제는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야지 금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못 박았다.

4월 총선 이후 건설업계가 줄도산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동산 PF는 상당수가 이미 정리되는 중이고 또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총선 전과 후에 크게 바뀔 거라는 근거가 무엇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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