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에 수의계약 참여 요청 예정
입찰 참여 포기한 건설사에 이례적
공사비 700만원대 고수한다면 참여 어려울 듯
‘단독 입찰’ 포스코이앤씨 변수 맞이해

/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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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노량진뉴타운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조합은 이례적으로 입찰을 포기했던 삼성물산에 수의계약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돌아온다면 앞서 단독 입찰한 포스코이앤씨와 2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조합이 낮은 공사비를 고수한다면 삼성물산이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조합은 삼성물산에 시공사 수의계약 참여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받아들일 경우 총회에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를 상정해 주민 투표로 수의계약 시공사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노량진1구역은 포스코이앤씨의 무혈입성이 유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이 건설사 참여 없이 유찰된 이후 지난 15일 2차 입찰도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찰 마감 이틀 전에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내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조합이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변수가 생긴 셈이다.

삼성물산은 공문을 다방면으로 검토한 후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두 차례 현장 설명회에 모두 참여했지만 입찰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에서 제시한 공사비가 예상했던 공사비보다 낮아 입찰을 하지 않았다”며 “공문이 온다면 공사비 등 세부사항을 검토한 뒤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기존 공사비를 유지한다면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량진1구역은 3.3㎡ 공사비 730만원으로 입찰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선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선 서울 정비사업의 적정 공사비를 3.3㎡당 800만~900만원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사업성이나 입지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시공사를 찾기 쉽지 않다. 실제로 신당9구역의 경우 3.3㎡당 공사비를 742만원에서 840만원으로 올려 입찰을 진행했으나 3차까지 유찰되는 등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도 원자잿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3.3㎡당 공사비 700만원대로 진행할 경우 남는 게 없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다면 공사비가 90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낮은 공사비로 경쟁입찰이 잇따라 불발되자 조합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노량진1구역 조합원은 “GS건설을 비롯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많은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모두 떠났는데 낮은 공사비를 계속 고수한다면 경쟁입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포스코이앤씨를 선택하더라도 향후 공사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대장주로 평가된다. 이곳은 2992가구로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조합원 수가 1015명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달해 사업성이 높단 평가다. 또 서울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과 9호선 장승배기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이기도 하다.

현재 노량진뉴타운에서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사업지는 노량진1구역이 유일하다. ▲2구역 SK에코플랜트 ▲3구역 포스코이앤씨 ▲4구역 현대건설 ▲5구역 대우건설 ▲6구역 SK에코플랜트·GS건설 ▲7구역 SK에코플랜트 ▲8구역(987가구) DL이앤씨가 각각 시공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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