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이사회 안건 중 하나로 한국포스증권 인수 논의 가능성
M&A 효과 놓고 업계 반응 엇갈려···긍정적 시각 별개로 한국포스증권 자체 회의적
한국포스증권, 무상감자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적자 지속
소규모 온라인 펀드판매사 인수 효과 의구심 제기···"지주 산하 증권사라는 타이틀 걸맞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 걸릴 것"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사인 한국포스증권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곧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사인 한국포스증권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곧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온라인 펀드판매 전문사 한국포스증권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불구하고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포스증권 인수 효과를 놓고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직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드라이브 행보와 별개로 소규모 온라인 펀드판매사 인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9일 개최될 이사회 안건 중 하나로 한국포스증권 인수 건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한국포스증권 인수 찬성으로 총의가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증권사 인수·합병 전략에 변화를 주면서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초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형사 이상을 원했으나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 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한국포스증권이 물망에 올랐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다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종합금융이 그룹 증권업에 대한 교두보로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남기천 현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우리종합금융 사장으로 내정했다. 남 대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증권맨’ 출신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증권업계 인재 사관학교로 불렸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한 그는 고유자산운용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 요직을 지냈다. 이후 멀티에셋자산운용을 거쳐 지난해 3월 우리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5000억원 규모로 우리종합금융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오는 4월에는 서울 중구 소공로에서 여의도 증권가로 사옥도 이전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을 완료해 증권업과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종합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을 통해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증권업을 재건하는 본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효과를 두고 업계 안팎의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증권 라이선스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한국포스증권 자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이다. 온라인 펀드마켓만 있고 영업점이 없어 리테일과 접점이 없다. 우리금융지주가 과거 눈독을 들였던 유안타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 한양증권, SK증권 등 리테일에서 경쟁력 있는 증권사들과 결이 달라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포스증권은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한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22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소 개편작업을 단행했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은 매출 139억6000만원, 영업손실 59억1000만원, 당기순손실 59억2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결손금 규모는 2022년 약 147억원에서 지난해 207억원 규모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포스증권은 자본금(698억원)이 자본총계를 웃도는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아울러 한국포스증권의 열악한 재무환경과 별개로 소규모 펀드판매사 인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한국포스증권은 리테일 기반 등이 갖춰진 곳도 아닌 데다가 투자금융(IB) 같은 경우는 주요 인력들을 모두 원점에서 다시 세팅해야 하는데 인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국내 4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에 걸맞는 임팩트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증권사라 해도 증권업 라이선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종금과 합병하고 나면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로 몸집을 불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면서도 "'우리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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