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신용카드 모집인 5818명···1년 새 2000명 가까이 줄어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사 수익성 악화···비용 절감 필요성 확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카드 발급 수요↑···금융소비자 선호 반영”

카드업계 신용카드 모집인 수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드업계 신용카드 모집인 수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던 카드모집인 수가 지난해 말 6000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온라인 및 모바일을 통한 카드 발급이 늘어나면서 카드모집인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5818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카드 모집인 수가 767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860명 줄어든 규모다.

카드모집인 감소세는 2016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당시 카드 모집인 수는 2만2872명에 달했으나 이듬해인 2017년 말 1만6658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 ▲2018년 말 1만2607명 ▲2019년 말 1만1382명 감소세를 지속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카드 모집인 수가 반토막 난 셈이다.

2020년 말에는 9217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명대를 하회했으며 2021년 말에는 8145명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카드 모집인 수가 나날이 줄어드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로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진 카드사들이 대면 영업의 비중을 줄이고 비대면 영업 강화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2년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같은 해 하반기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사들은 지난해 들어 실적 부진이 본격화됐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가 작년 한 해 거둬들인 순이익은 총 1조8641억원으로 전년 말(2조393억원) 대비 8.6%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는 지난 2022년 2050억원에서 작년 1120억원으로 순익이 45.4% 급감하면서 5개 카드사 중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6206억원, 609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1년 새 3.2%, 2.1%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3786억원에서 3511억원으로 7.3% 감소했고, 하나카드도 1920억원에서 1710억원으로 10.9% 순익이 10.9% 줄었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이 확대된 점이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한 비용절감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카드모집인은 카드 회원을 유치할 때마다 카드사로부터 10만~20만원 수준의 수당을 받는다. 또한 카드사들이 모집인 관리를 위해 점포 운영에 투입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카드 모집인 1명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40만원에 달한다.

반면 비대면 카드 발급의 경우 연회비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대면 영업 관련 인건비, 점포 운영비 등이 절감되기 때문에 카드 모집인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아낄 수 있다.

아울러 편의성을 중시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비대면 금융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도 카드 모집인 입지 축소에 영향을 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카드사들도 이런 수요에 맞춰 비대면 채널 전용 카드를 내놓거나 실물카드가 없는 모바일 전용 카드를 내놓는 추세”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도 카드 모집인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는 비대면 발급이 영업 비용을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비대면 영업에 더 주력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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