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잇따라 불참
기존 주관사단 아니었던 신한투자·KB증권 반사이익 여부 주목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수립됐지만 IPO 주관사 선정 과정부터 잡음 발생···반쪽짜리 경쟁 가능성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불참했다. 케이뱅크 상장 주관사 재선정 작업에 주요 증권사 후보군이 빠지면서 기존 주관사단이 아니었던 신한투자·KB증권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대표이사(CEO) 교체까지 하며 변화를 모색했던 케이뱅크는 곤란한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IPO 주관사 선정 과정부터 김이 새면서 반쪽짜리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 접수를 마감했는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증권사가 토스의 상장 주관사에 선정된 만큼 케이뱅크 주관사에 중복으로 선정될 경우 이해충돌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24일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를 송부했다. 지난 2022년에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간을, 공동주관사에 삼성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증시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해 12월 토스 기업공개 시동을 계기로 주관사를 다시 선정하고 상장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1년 만에 기업공개를 재추진하면서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로 얼마를 인정받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다음 주까지 증권사를 대상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 일정을 마치고 이달 안에 주관사를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이탈하며 국내 대표주관사 대안이 없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 주관사단이 아니었던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케이뱅크 최고경영진 교체·밸류에이션 전략 재설정 등을 이유로 기존 주관사들과 계약을 해지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서호정 전 케이뱅크 행장이 물러나고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체제가 수립된 뒤 이사회 등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교체된 상태다. 최근 공모주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받아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공모주로서 토스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나 성장성 등 공모주로서도 토스가 케이뱅크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공모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토스의 움직임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가 불참하면서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부터 김이 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도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만 본질은 기업의 가치다"며 "케이뱅크가 얼마만큼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기업공개 흥행 여부를 가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