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당산 사옥 계열사, 신촌역사로 입주
사옥 매각설도…SM그룹 “사실무근”

신촌역사 / 사진=SM그룹
신촌역사 / 사진=SM그룹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삼라마이다스그룹(SM그룹)이 신촌에 새 둥지를 튼다. 내달께 강남·당산 사옥 입주 중인 계열사들이 신촌역사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 공실인 신촌역사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이전에 따라 강남·당산 사옥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사측에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계열사들을 신촌 민자역사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신촌역사는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3만㎡ 규모로 2006년 완공된 건물이다. SM그룹은 1~4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상태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이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SM그룹이 신촌역사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이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촌역사는 낡은 역사를 현대화하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민자역사 사업의 하나로 세워졌다. 2006년 준공 당시 1~4층엔 동대문 패션의 대중화를 이끈 종합쇼핑몰 밀리오레가, 5~6층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들어섰다. 하지만 밀리오레는 2009년까지 입점률이 20%에 그쳤고 2012년 폐점했다. 현재 메가박스만 영업 중이다. 신촌역사는 공실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다 매각을 전제로 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SM그룹은 2019년 신촌역사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해 2036년까지 상가 운영권을 확보했다. 민자역사 사업자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없지만 철도시설공사에 일정액의 점용료를 내고 상업시설을 30년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임대·운용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갖게 된다.

인수 당시 SM그룹은 5~6층 메가박스는 유지하고 1~4층에 식음료 매장과 쇼핑몰을 입점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계획은 무산됐다. 이어 서대문구에서 2021년 신촌 민자역사를 리모델링해 임대주택과 주민편의시설을 갖춘 ‘역세권 청년주택’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이 또한 흐지부지됐다. 신촌역사 운영권 계약이 10년 넘게 남은 데다 입점 업체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계열사 입주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M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를 신촌역사로 이전시킬 계획은 있다”며 “다만 정확한 이주 시기와 어느 계열사가 옮겨갈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강남사옥과 당산사옥 내 계열사들이 신촌역사로 이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두 사옥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사옥은 토지면적 1075㎡(약 325평), 건물 연면적 1만4700㎡(약 4447평),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로 2008년 준공된 건물이다. 현재 가치는 940억원으로 추정된다. 강남사옥엔 SM상선 건설부문, SM스틸 건설부문, SM삼환기업, 우방산업, 동아건설산업 등이 입점해 있다.

당산사옥은 영등포 당산동2가에 위치했다. 1993년 준공돼 토지면적 1322.4㎡(약 400평), 건물 연면적 1만3805㎡(약 4176평),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다. SM그룹이 2012년 67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가치는 200억원이 넘는다. 이곳은 매입 당시 전체 층이 주차장으로 쓰였는데 3개 층을 사무실로 리모델링 했다. SM스틸, SM에이엠씨투자대부, SM신용정보, 한국선박금융. 코니스, 경남모직 등이 입점해 있다.

SM그룹 측은 사옥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SM그룹 관계자는 “당산사옥은 과거 매수 제안을 받은 적이 있지만 금액이 맞지 않아 매각되지 않았다”며 “현재 당산사옥은 물론 강남사옥 모두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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