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스팩 공모청약 대기···공모주 슈퍼위크 끝나자 스팩 슈퍼위크
청약증거금 재투입 효과 기대···공모주 과열에 스팩으로 열기 전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지난주 공모주 슈퍼위크가 끝나자 이번 주에는 5개의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청약 일정이 진행된다.

지난주 에이피알 등 4개 IPO기업 공모청약에 납입된 증거금은 무려 20조원에 육박했다. 이번 주 공모청약에 나서는 스팩들은 지난주 공모청약에 입금되었다가 환불된 증거금이 다시 재투입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청약스팩만 5개···청약증거금 낙수효과 기대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유진스팩10호, BNK스팩2호, 유안타스팩15호, SK증권스팩11호, 하나스팩31호 등 5개 스팩의 공모청약 일정이 진행된다.

유진스팩10호, BNK스팩2호는 이날부터 20일까지 공모청약이 예정되어 있다. 유안타스팩15호와 SK증권스팩11호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하나31호스팩은 22일부터 23일까지 공모청약을 접수한다.

지난주 13~14일 진행된 코셈, 케이웨더, 이에이트 공모청약에서는 3조220억원, 1조7400억원, 1조767억원 등이 입금됐다. 14~15일 실시된 에이피알 공모청약에서는 13조9100억원이 증거금으로 입금됐다가 이날 오전 환급됐다. 지난주 4개 공모청약에 납입된 증거금을 모두 합치면 약 19조7500억원이 공모주 시장에 들어온 것이다.

20조원에 육박하는 청약증거금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주 5개 스팩 공모청약에 재투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스팩청약 인기도 뜨겁다. 지난달 공모청약을 진행한 대신밸런스스팩17호는 청약경쟁률이 1240.15대 1이었고 신영스팩10호는 817.09대 1, IBKS스팩24호는 940.84 대1을 기록했을 정도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내에 합병에 실패하면 상장폐지된다. 하지만 상장폐지된 스팩이더라도 공모가 기준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확률도 거의 없다.

스팩은 공모가가 낮고 공모주식 수가 많기에 최근 에이피알 공모청약에서처럼 균등배정으로 1주도 못 받는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대신밸런스스팩17호의 1인당 균등배정 수량은 4.89주였고 스팩10호는 5.37주, IBKS스팩24호는 5.41주가 배정됐다.

하지만 스팩은 상장 후 주가 상승 변동폭이 크지 않기에 굳이 청약수수료 2000원을 내면서까지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존재한다. 5주 배정시 통상적인 증권사 청약수수료 2000원을 감안하면 주당 2100원을 넘어야 본전이다.

다만 비교적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배정물량이 적지 않기에 공모를 통해 주식을 배정받기만 한다면 상장 후 단기매매를 통해 안정적인 매매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BNK스팩2호 출시를 앞두고 BNK투자증권 부산 본점영업부와 서울영업부에서는 증권계좌를 개설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이 새벽부터 대기하는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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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팩 합병상장 기업으로 옮겨붙은 공모주 열풍

최근 공모주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자 스팩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공모주 투자는 소수의 주식만 배정받지만 상장스팩을 공모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대량으로 매수할 경우 합병시 적지 않은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하나증권이나 IBK투자증권처럼 스팩합병에 전문성이 있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스팩은 합병에 성공할 확률도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 들어 스팩합병으로 상장하는 기업들 대부분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치솟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한빛레이저, 드림인사이트, 레이저옵텍, 에스피소프트, 사피엔반도체 등이다. 이 가운데 레이저옵텍을 빼놓고 모두 상장 첫날 상한가 혹은 상한가에 근접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다만 스팩투자에 앞서 합병비율 계산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팩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폭등한 상태에서 매수한다면 정작 합병상장 이후 손실을 볼 수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에 단기 투심이 집중되며 스팩합병 기업들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소멸합병 도입이후 증가한 스팩 합병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며 상장스팩의 주가 흐름과 합병예정 법인에 대한 꾸준한 업데이트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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