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유튜브 등 요금 인상에 국내업체가 더 ‘안절부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에 출연하는 배우 이정재씨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기념 촬영을 했다. /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에 출연하는 배우 이정재씨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기념 촬영을 했다. / 사진 = 대통령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날이 갈수록 상승하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자, 윤석열 정부가 OTT 이용료 부담 완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미디어·콘텐츠 소비행태가 OTT를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잇단 OTT 구독료 인상은 국민 부담을 키운단 판단에서다. 인위적인 가격 인하를 추진하긴 어려운 탓에 취약계층 대상 바우처 제공, 요금제 다양화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 유튜브 등에 이같은 정책을 강제할 수 없어 결국 국내 사업자 옥죄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못 이겨 공시지원금을 이례적으로 인상한 데 이어, 중저가 5G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한 것처럼 OTT업계도 ‘울며 겨자먹기’로 요금을 인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19일 OTT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잇단 OTT 구독료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감소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OTT 구독료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단 우려에 따 국내‧외 OTT 사업자로부터 현황을 파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1인 요금제인 베이식 멤버십(9500원)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신규 가입자가 광고 없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려면 1만3500원 이상을 내야 한다. 광고 요금제인 ‘광고형 스탠다드(5500원)’를 제외하면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또 구글이 운영 중인 유튜브도 같은달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올렸다.

토종 OTT 티빙도 베이직 요금제를 월 7900원에서 9500원으로 올리는 등 요금제를 약 20% 인상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부터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 구독료 줄인상을 우려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해외 빅테크 기업이 요금을 크게 올려 이용자들의 걱정이 많다. 왜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지만, OTT들이 내부적으로 이용자 편익 관점에서 비용 부담에 대해 고민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OTT, 음원,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기존 통신상품과 OTT 상품을 결합할 시 할인폭을 확대하는 방안과 OTT 요금제 다양화 등 방안도 거론된다.

국내 OTT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결국 국내 사업자 옥죄기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은 국내만 가격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어떤 식으로든 국내 사업자에 대해서만 정부 압박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사업자들 다 적자를 지속 중인 상황에서 주 수입원인 구독료를 건들면 콘텐츠 투자 위축이란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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