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매출 ‘프리 파이어‘에 밀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대표이미지. / 이미지=크래프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대표이미지. / 이미지=크래프톤

[시사저널e=박금재 기자] 크래프톤이 태국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태국은 신흥 게임 강국으로 중요한 시장이지만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비슷한 배틀로얄 장르 게임인 가레나 ‘프리 파이어: 더 카오스‘, ‘프리 파이어 맥스‘에 밀렸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19일 기준 태국 매출 순위에서 11위까지 밀렸다. 이날  ‘프리 파이어: 더 카오스‘는 5위,  ‘프리 파이어 맥스‘는 7위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태국은 동남아 게임 시장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태국의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기준 2억4900만달러(약 27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1억3400만달러(약 1500억원)이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발생했다.

태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연간 7%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올해 시장 규모가 2억달러(약 267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코파트너스는 태국이 동남아 지역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게임 시장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335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2019년 기준 태국 게임 이용자 수는 전체 인구 40% 수준인 2780만명인데 이 가운데 유료 이용자 수는 게임 이용자의 59% 수준인 163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태국 공략은 난항이다. 특히 싱가포르 가레나와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 태국 시장을 뺏겼다. 크래프톤은 가레나 '프리 파이어 맥스'를 놓고 '배틀그라운드'를 표절했다면서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미국 법정에서 저작권으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태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 불매 운동 역시 크래프톤에게 부담이다. 우리나라 출입국관리소에서 태국 관광객의 입국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면서 태국인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커졌다. 업계는 태국의 반한 감정이 우리나라 게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본다. 

크래프톤은 태국 e스포츠에 지속적인 투자를 펼치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는 데 힘을 쏟는다. 크래프톤 ‘펍지 e스포츠 2024‘ 로드맵에 따르면 기존 8개팀에 태국 ‘데이트레이드 게이밍‘이 추가됐다. 태국이 e스포츠 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그랜드 파이널‘을 태국 방콕의 센트럴 랏프라오 내 컨벤션센터 홀에서 열기도 했다. 해당 대회는 크래프톤이 1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개최하는 크고 작은 대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태국에서 협력사 주관 대회까지 합치면 수십번의 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태국 제1당에 오른 전진당의 전 대표 피타 림짜른랏이 지난해 말 한국을 찾아 크래프톤을 방문하면서 태국 내 ‘배틀그라운드‘의 입지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피타 전 대표는 크래프톤과 게임 콘텐츠 부문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크래프톤이 태국에서 e스포츠 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레나와 비교해 크래프톤이 태국 시장에서 보일 수 있는 강점은 e스포츠 리그를 공격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면서 "e스포츠 리그가 태국에서 지속적으로 흥행한다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순위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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