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전기차 이어 쿠페, 전기 픽업트럭 등 출시 예정
디자인·상품성 검증받은 토레스 파생 모델로 고객층 확대
단일 모델 기반 신차 개발로 비용 절감 효과도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KG모빌리티(이하 KGM)이 토레스 기반 파생 모델을 꾸준히 확대한다. 이미 디자인과 상품성을 검증받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차종을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는 한편, 단일 모델 기반 신차 개발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까지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최근 토레스 쿠페형으로 추정되는 신규 모델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 3만회를 넘겼으며, 댓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해당 차량은 태극기의 건, 곤, 감, 리를 형상화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등에 적용했으며, 루프라인이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을 구현했다.

KGM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쿠페형 SUV. / 사진=KGM 유튜브 갈무리
KGM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쿠페형 SUV. / 사진=KGM 유튜브 갈무리

앞서 곽재선 KGM 회장은 작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해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차종에 대한 설명이 없었지만, 이번 영상을 통해 토레스 쿠페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토레스는 쿠페형 모델 뿐 아니라 현재 토레스 기반 전기차인 토레스 EVX를 판매 중이며, 향후 토레스 EVX 기반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KGM 관계자는 “쿠페형 SUV의 경우 중형급이 맞기 때문에 토레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GM이 토레스 기반 파생 모델을 연이어 내놓는 것은 이미 토레스가 디자인 측면에서 국내에서 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레스는 정통 SUV 감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지난 2022년 국내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토레스 출시 전 이강 디자인센터 상무는 “쌍용차(현 KGM)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토레스부터 적용하게 됐다”며 “무너지지 않는 성벽과도 같은 차를 만들어, 예전 쌍용차가 갖고 있던 강인하고 튼튼한 이미지를 다시 고객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토레스는 디자인 공개 후 2005년 단종된 무쏘 후속 모델로 이름을 알리며 KGM을 다시 한번 ‘정통 SUV 명가’로 끌어올렸다. 날렵하고 매끈한 디자인의 도심형 SUV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강인하고 튼튼한 SUV 감성을 살린 점이 통하면서 KGM 내수 판매를 견인, 작년 KGM 흑자전환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결과 지난해 토레스 내수 판매는 3만7064대(토레스 EVX 포함)를 기록하며 KGM 전체 내수 판매의 약 59%를 차지했다. 해당 판매량은 현대차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코나(3만4707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또한 아직까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KGM 입장에선 토레스 기반으로 신차를 만들 경우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수익성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KGM 연구개발비용은 813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대비 3.9%로 높은 수준이나, 덩치가 큰 현대자동차와 비교하면 절대치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연구개발비용은 1조6633억원에 달한다.

KGM의 파생모델 전략은 예전 쌍용자동차 시절에도 효과를 톡톡히 본적이 있다. 당시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 성공 이후 티볼리 디자인 기반 중형, 대형 SUV를 내놓으며 연이어 성공했다.

문제는 이 전략을 언제까지 유지하느냐다. 앞서 쌍용차는 티볼리 패밀리룩으로 흥행했지만, 계속해서 디자인이 바뀌지 않자 식상하다는 평가가 생기면서 판매량이 떨어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자금력이 부족한 KGM 입장에선 우선 토레스 기반 형제 모델을 늘려 판매를 확대한 후 경영을 정상화 궤도에 올린 다음에, 추후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규 모델을 개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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