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적자 전환
정 부회장 SNS 연일 논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이 연일 화제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 오너 인스타그램’이라는 것 자체로 이슈몰이했고, 그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다. 그간 보기 어려웠던 대기업 오너의 일상을 낱낱이 보여준 인물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은 거의 매일 게시글을 올린다. 현재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526개, 팔로워만 84만2000개에 달한다. 게시글에 올리는 글도 친근한 어투, 댓글로까지 소통하고 있다.

과거에도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SNS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 페이스북을 보면, 현재 인스타그램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페이스북 소개에는 ‘정용진의 주관적인 포스팅’이라고 적어뒀고 게시물은 ‘피코크 스파이시&바베큐 팝콘’에 대한 소개, ‘노브랜드 소다 3종’ 출시 내용, 이마트 대표 PL(자체개발) 상품 ‘러빙홈 LED전구-LED전구의 대중화’ 등 주로 상품 소개에 대한 글이다.

문제는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선을 넘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격 없는 대기업 오너의 일상과 돌발, 충동성 인스타그램이 존재하면서다. 최근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정용진 부회장, 한가한 SNS 즐길 때 아니다’라는 한 매체 기사를 캡처해 공유하며 ‘너나 잘하세요 별 XX놈 다 보겠네’라고 적었다. 자신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새다. 이후 그는 다시 ‘네가 더 한가해 보인다’고 수정했다.

이뿐 아니다. 정 부회장은 본인을 다룬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본인 인스타그램을 인용해 쓴 기사들을 캡처하곤 해당 기자의 이름을 언급하는 일명 ‘저격 인스타그램’도 다수 게재했다.

최근 정 부회장의 강도 높은 인스타그램은 과거 그가 발언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약 3년 전 그는 ‘스마트시대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이라는 인문강연을 통해 “신체적 근육은 헬스장에서 단련할 수 있고 정신적 근육은 훈련을 통해 건강하게 할 수 있다”면서 “많은 글을 쓰기보다 많이 생각하고 써야한다. SNS에 쓰는 글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듬어 쓰는 훈련을 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결국 정 부회장은 ‘오너리스크’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마트는 쿠팡에 밀리며 ‘쿠이마롯’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고, 적자 성적표까지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이 역대 최대 매출을 낸 상황에서 정 부회장 여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과도 비교되고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로 인한 적자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쇼핑 생태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고 이마트 적자 전환 가능성도 예견된지 오래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이마트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가운데 이마트의 실적 개선은 현재로서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는 28일(한국시간) 실적 발표가 예고된 쿠팡은 연간 최초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 주가가 최근 오르고는 있으나 소액 주주들 사이에선 “인스타그램 그만 하고 이마트 주주가 신경써달라”는 주장은 계속 나오고 있다.

지금 이마트에게 필요한 것은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이 아닌 지표로 보여지는 개선된 성적표다. 유통업에 있어 스타 오너는 긍정적인 이슈 몰이하는데 효과를 주지만, 정 부회장과 같은 오너는 기업에 불안정성을 줄 수밖에 없다. 이마트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이마트가 적자 전환한 이상, 정 부회장은 이제 인스타그램을 내려놓고 ‘본업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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