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도 운송 수요 지속···신기술로 사업 수익성 개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팬데믹 기간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했던 항공기를 엔데믹 이후 다시 여객기로 복원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팬데믹 기간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했던 항공기를 엔데믹 이후 다시 여객기로 복원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팬데믹 이후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항공 화물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정상화’가 이뤄졌다. 다만 항공사들은 최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화물사업을 비중있는 수익원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베이징으로 수출하는 항공화물의 1㎏당 운임은 이달 기준 2.56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항공운임이 최고치를 보였던 2021년 2분기~2022년 1분기 4.00달러에 비해 36% 감소한 수치다. 같은 물량에 대한 운임이 100만원에서 64만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전세계 하늘길이 열리고 항공기가 다시 운항 재개해 항공화물 운송 공급량이 늘어난 결과다. 화물 운임 하락은 항공사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나 감소한 1조6071억원을 기록했다.

항공기가 다시 뜨면서 항공화물 운송 능력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면, 경기 둔화로 수요는 더디게 회복돼 운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물류정보제공 업체인 발틱 거래소는 이 같은 저(低)운임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의 브루스 찬 수석연구원은 “지정학적 또는 기타 사건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운임 회복세를 가속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바에 따르면 연간 항공 화물운임의 반등은 내년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적 항공사의 항공화물 운송량 추이. / 자료=통계청
국적 항공사의 항공화물 운송량 추이. / 자료=통계청

◇작년 국적항공사 운송량, 2019년의 92% 수준 회복

다만 항공 운송량이 팬데믹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어 항공 화물 운송 사업의 비중을 작게만 보기는 무리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의 화물 수·출입 운송량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416만6355톤(t)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53만3447t의 92% 수준까지 올라왔다.

항공 운임이 줄었다는 것은 수요 회복세를 고려해 장기 운송 계약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컨테이너 운임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의 관계자는 “일부 포워더는 시장이 더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항공 운임에 대해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화주와 화물 운송업체 간의 장기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이 치열해진 운송 경쟁 구도 속에서 입지, 수익성을 차별화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중국 업체발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확대되고 있고 신선식품 및 의료, 첨단 부품 운송 수요가 산업 회복세를 따라 늘어 항공운송 서비스가 주목받는 중이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화물 사업 매출액이 작년에 비해 17.3% 감소한 111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2019년에 비해 11%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 화물기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화물기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최근 항공사들이 AI, 로봇, 자동화 등 신기술을 항공화물 사업에 접목해 효율 높이고 수익성 강화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아이카고(i-Cargo)를 도입해 운송 서비스의 예약, 영업, 수입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 외국 항공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화물 운송 일정·경로 최적화를 추진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 대한 국제 경쟁당국의 견제, 일본항공의 화물사업 재개, 캐나다의 화물운송용 자율항공기 개발 지원 등 사례가 화물사업의 긍정적 전망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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