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고점 대비 낮은 영향···전세 살며 매매 관망
전셋값에 영향 주는 신축 입주물량, 지난해 대비 65.2% 급감해 상승세 계속될 듯

서울 주요 학군지 최근 임대차 거래 현황 비교 / 표=정승아 디자이너
서울 주요 학군지 최근 임대차 거래 현황 비교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심상찮다.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전셋값이 치솟았던 2021년 고점 대비 아직 낮은 값이어서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르지 않아 전세를 선호하는 추세이고, 전셋값에 영향을 미치는 신축 입주물량도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영향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이번주까지 39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개월간의 누적 상승률로 따지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4.2% 오른 수준이다. 같은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1.52% 오르는데 그친 점에 견주어보면 전셋값 상승세가 3배 가까이 가파른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선 더욱 변동폭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특히 새학기를 앞두고 이른바 학군지라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사교육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는 강남구 도곡렉슬의 전용 84㎡는 지난달 중순 13억6500만원에 임대차계약이 이뤄졋는데, 이는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계약금액인 12억원 대비 한 달 사이 1억6000만원 이상 오른 값이다.

8학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도 이달 12억5000만원에 전세 갱신 계약을 맺으며 시세대비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체결됐다.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54㎡는 지난해 12월 2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동일 타입이 이보다 한 달 전인 11월에 15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해 보면 한 달 새 5억원 뛰었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으로 전셋값이 고점 대비 낮은 영향을 꼽는다. 매맷값은 고금리 속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인 데 반해 전셋값은 2021년 고점 대비 덜 회복한 상태여서 수요자들이 전세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도 평균 53%대로 아직 낮은 수준이다.

매매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데다가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해 전세로 살면서 매매를 관망하는 수요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서울에 신축 입주 물량이 적다는 점도 전셋값 상향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1422가구로, 지난해(3만2879가구)에 견주어보면 65%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이같은 까닭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점점 줄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3500여건으로 추산됐는데, 1년 전(5만2000여건)에 비해 35% 가량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이 당분간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새학기를 앞두고 한창 전셋값이 오를 때”라면서도 “2~3월이 지나면 상승세가 둔화세로 이어지겠지만 관망세가 길어지면 하반기에는 전세가가 더 오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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