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평택 맞닿아 수혜지로 떠올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연장 발표 이후 경기도 용인과 평택에 이어 안성 부동산 시장도 조명받고 있다. 특히 평택과 지리적으로 맞닿아 있는 안성은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이후 반도체 관련 개발 호재는 평택과 공유하면서 교통망과 생활편의시설, 가격 등이 더 경쟁력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에 경기 남부권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업들이 몰리면서 일자리 창출과 직주근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제14차 비상경제민생대회’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과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통해 반도체·미래차 등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총 4,076만㎡ 규모의 15개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기업 투자를 전폭 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후보지로는 경기권에서 용인시 일대가 선정됐다. 이곳에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현재 용인에는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한 반도체 허브와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삼성 시스템 반도체 특화 단지가 구축될 계획이며 480조원의 생산유발효과, 192만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추정된다. 이러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오산, 화성, 평택 등 기존의 반도체 생산 단지와 성남 판교가 연계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정부는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경기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일대에 반도체 생산공장 13개, 연구시설 3개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여의도의 7배 면적인 2100만㎡에 달하며 2030년이면 월 770만장의 웨이퍼가 생산될 전망이다. 

거대 반도체 단지가 불러올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들어서면서 인근 집값이 크게 올랐던 사례들을 통해 미래가치를 예상해 볼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용인,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권 지역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 주거 타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들은 지하철역, 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우수해 지역 간 접근성이 높고 서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택 인근 안성도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안성은 국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가 2029∼2030년 준공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가 반도체 산업단지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안성 일대까지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첨단산업 클러스터 맞춤형 지원방안’에서 교통량 확대가 예상되는 수도권 남부 산업단지의 교통망 개선안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리적으로 평택과 맞닿은 평택 생활권임에도 고덕신도시 84㎡ 아파트 시세(약 9억 원대) 대비 거의 절반 가격대에 새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2021년 1월 전세 값을 기준(100)으로 지난해 가격을 비교한 전세 가격지수에서 서울은 84.5, 경기도는 82.7을 나타낸 반면 안성시는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95.4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란 평가다. 기타 반도체 수혜 도시들에 비해 분양 중이거나 공급될 물량이 많고 교통, 입지 측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성의 A 공인중개사 대표는 “평택 신도시들은 학교와 생활편의시설 등이 다 들어서려면 몇 년이 더 걸려야 하지만 안성 공도는 지금도 평택 시내 생활편의시설과 안성IC 인근의 스타필드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평택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쉽지 않지만, 안성 공도는 경부고속도로 안성IC와 1Km 대로 인접하고 가격이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 투시도 / 사진=효성중공업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 투시도 / 사진=효성중공업

이러한 기대감에 맞춰 새 아파트도 공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효성중공업이 분양 중인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는 안성 공도의 장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 중인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2개 동, 전용면적 74~100㎡, 992가구 규모다.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거주지역, 청약통장, 주택소유와 관계없이 계약할 수 있다. 이곳은 스타필드 안성과 평택 시내가 가깝고 안성IC도 약 1.2㎞ 거리에 위치했다. GTX가 들어설 지제역과도 약 6.5Km 거리다.

해링턴 플레이스 분양 관계자는 “평택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와 비교 시 계약금(5%), 중도금 무이자, 무상 옵션 등을 고려하면 거의 1억원 가량 저렴하다”며 “최근 반도체 소부장 구체화 계획 발표 이후 4억원대에 평택 생활권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안성 양기리 일원에선 지상 29층, 10개 동, 948가구, 전용 84~148㎡ 규모로 ‘안성 공도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가 분양 중이다. 계약금 1000만원에 대출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입주 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남광토건도 안성시 죽산면에서 ‘안성 하우스토리 퍼스트시티’ 지상 26층, 5개 동, 전용 74~84㎡, 474가구를 공급 중이다. 1차 계약금 500만원에 1개월 내 5%의 잔여 금액만 내면 계약이 성사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안성과 평택은 국내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장 큰 지역이다”이라며 “특히 안성 공도는 평택과 지리적으로 맞닿은 동일생활권이라는 특징 때문에 생활과 교통 편리성을 내세운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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