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작년 결산 현금배당 780억원 결정···배당성향 20.8% 낮아져
4년 연속 배당성향 낮춰···“자본적정성 강화에 무게”
재매각 추진 대비 기업가치 제고 주력

주요 카드사 배당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배당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롯데카드가 지난해 배당성향을 전년보다 낮추면서 4년 연속 배당성향을 하향 조정했다. 여타 카드사들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배당성향을 높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향후 재매각 추진을 대비해 재무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전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780억원의 현금배당에 관한 사항을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 영향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로 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2539억원) 대비 47.6% 증가한 374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배당 총액은 전년(660억원) 대비 18.2% 늘었다.

다만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20.8%로 2022년 26.0% 대비 5.2%포인트 낮아졌다. 여타 카드사들이 순익 감소에도 배당성향을 오히려 확대하거나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50%로 전년(40%)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06억원으로 전년(6414억원) 대비 3.2% 줄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0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순익이 줄었으나 배당성향은 1년 새 42.9%에서 43.8%로 0.9%포인트 올랐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3786억원)보다 7.3% 감소한 3511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52.8%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최근 4년 연속 배당성향을 낮추며 자본적정성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배당성향이 50%에 달했으나 이후 ▲2020년 39.7% ▲2021년 26.8% ▲2022년 26.0% ▲2023년 20.8% 등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카드가 지속해서 배당성향을 축소한 배경에는 향후 재매각 추진을 대비해 자본안정성을 강화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매물로 나왔고 같은 해 5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22년 9월 롯데카드 매각을 본격 추진했다. 당시 하나금융그룹 등 3~4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약 3조원의 높은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MBK가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한 가격(1조3810억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MBK파트너스가 언제 매각을 다시 추진할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다만 롯데카드는 향후 매각을 다시 추진할 때를 대비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하며 기업 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당성향을 축소한 것 역시 재무안정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재무안정성 강화를 위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20.8%로 전년보다 낮췄다”며 “2019년부터 4년 연속 배당성향을 낮추며 자본적정성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회사 가치를 키우는 데에 더 중점을 두고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매각을 재추진할 때도 이런 노력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