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시공사 선정 입찰 포기
현대건설, 단독 입찰 가능성 높아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송파구 재건축 가락삼익맨숀 수주전에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대우건설이 입찰을 포기하면서다.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공권을 따낸다면 마수걸이 수주는 물론 향후 진행될 송파구 일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조합은 이달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현장설명회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등 8개 사가 참여했다. 당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시공자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며 2파전을 예고했다.

가락삼익맨숀은 인근 재건축 현장 중 단지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일대 랜드마크로 거듭날 전망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상 30층, 16개 동, 1531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오금역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주변에 롯데월드타워, 롯데마트, 경찰병원 등 편리한 생활환경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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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남권에서도 보기 힘든 800만원대 공사비로 건설업계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가락삼익맨숀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6340억원이다. 3.3㎡당 810만원 수준이다. 1000가구가 넘는 재건축 사업지에서 공사비를 3.3㎡당 800만원 이상을 제시한 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진주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선 시공사가 기존보다 크게 오른 800만원대 공사비를 제시해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비사업은 속도가 생명인 만큼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건설업계에서 요구하는 공사비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가락삼익맨숀은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입찰을 포기하면서다. 대우건설은 “가락삼익맨숀이 사업지 선정 기준과 맞지 않아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이곳에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만큼 출혈 경쟁을 우려해 막판 발을 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이 가락삼익맨숀 시공권을 따내면 통해 마수걸이 수주는 물론 다른 사업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송파구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둔 곳은 ▲잠실우성1~3차 ▲잠실우성4차 ▲송파한양2차 ▲송파한양3차 ▲송파미성 ▲방이한양3차 ▲가락1차현대 ▲삼환가락 ▲가락미륭 ▲거여새마을(LH공공재개발) ▲마천3구역 ▲대림가락 등으로 10곳이 넘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공권을 따낼 경우 송파구 정비사업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수주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사업성은 물론 상징성이 큰 만큼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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