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고위험 포트폴리오1’ 1년 기준 수익률 20.01%···전 금융권 중 ‘1위’
신한은행, 적립금 2.5조원 돌파···5대 은행 중 ‘1위’
국민-신한, 적립금 격차 축소···“높은 수익률 좇아 자금 이동할 가능성 有”

5대 은행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5대 은행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KB국민은행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수익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적립금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면서 5대 은행 중 적립금 규모가 가장 많은 신한은행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고위험 포트폴리오1’ 상품의 1년 기준 수익률은 20.01%로 전 금융권 디폴트옵션 상품 296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고위험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저위험 및 중위험 포트폴리오에서도 은행권 디폴트옵션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7월 12일부터 시행한 제도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운용하는 방식이다.

수익률 경쟁력을 바탕으로 KB국민은행의 적립금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액은 2조4064억원으로 전분기(1조143억원) 대비 137.2% 증가했다. 이는 5대 은행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5대 은행 중 적립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가장 많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2조5122억원으로 전분기(1조1710억원)보다 114.5% 늘었다.

적립금 부문에서 신한은행이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KB국민은행과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적립금은 신한은행보다 1566억원 적었으나 4분기에는 두 은행 간의 격차가 1058억원으로 줄었다.

퇴직연금 고객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은 수익률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사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KB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신한은행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중요한 관건”이라며 “통상 퇴직연금 상품은 만기가 1년으로 매년 연말이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고위험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환노출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펀드 상품을 적절하게 선정한 점이 수익률 제고에 유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연금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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