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 관심
4개 단지 상반기 시공사 선정 앞둬
신반포2차 현대건설·대우건설 눈독
12차에선 롯데건설 수주 의지 강해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신반포 재건축 단지를 수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남권 한강변에 위치해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 만큼 수주를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인근 압구정 정비사업 수주전의 전초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일대에선 신반포2·12·16·27차 4개 단지가 올해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한강변 라인을 따라 위치해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등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반포2차는 신속통합기획안과 변경된 정비계획을 지상 최고 49층, 8개 동, 2050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신반포지역 재건축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은 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강 조망권 확보, 평형 배분 문제로 조합원 내부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고 같은 해 11월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선출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곳은 반포한강공원이 맞닿아 있는 데다 서울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강남권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차로 이동할 경우 잠수교와 반포대교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조합은 정비계획변경 승인절차를 밟는 대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신반포2차 시공권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신반포2차와 압구정 일대 등 강남권 한강변 재건축 수주를 위한 전담 영업팀인 ‘압구정TF’를 출범시켰다. 신반포2차를 시작으로 압구정 정비구역으로 수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단지엔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된다. 대우건설도 단지 내 홍보 현수막을 걸어놓는 등 수주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신반포12차도 대형사 간 경쟁이 예고됐다. 이곳은 지상 최고 35층, 3개 동 432가구로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이곳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잠원역이 사이에 위치해 강남권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다. 조합은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건축허가와 이주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건설이 가장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1일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하고 글로벌 설계사인 ‘JERDE’와 협업한다고 밝혔다. 폴린 JERDE 수석디자이너(부사장)가 직접 신반포12차에 방문해 설계를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조합원들에게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신반포12차 맞은편에 지난해 6월 준공된 ‘신반포 르엘’(신반포13차 재건축)과 함께 르엘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반포16차와 신반포 27차는 각각 대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공을 들이고 있다. 신반포16차는 지상 최고 35층, 4개 동, 468가구 규모로 재건축 된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이 도보권에 있다. 무엇보다 한강변 입지인 만큼 35층으로 재건축되면 대다수 가구에서 한강 조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잠원한강공원이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

신반포27차는 지난달 시공사 입찰에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지만 SK에코플랜트가 응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곳은 지상 최고 28층, 2개 동, 210가구 규모 재건축 사업지다. SK에코플랜트는 입찰 참여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파인은 2022년 8월 SK에코플랜트가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다. 서울 광진구 삼성1차 재건축과 동작구 노량진 2구역·7구역 재개발, 부산 수영구 광안2구역 재개발 등에서 드파인을 앞세워 시공권을 따냈다.

업계에선 각 사업지가 모두 한강변에 위치한 만큼 대형사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반포 일대 수주전을 압구정 수주전의 전초전으로 보고 많은 건설사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서울 강남권에 몇 남지 않은 한강변 사업지인 만큼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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