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삼성아이파크 ·청담자이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단지서 최고가 기록 나와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국내 내로라하는 초고가 아파트들이 수개월째 전국 주택가격의 하락세 속에서도 신고가 경신 등 기록적인 거래를 내놓았다. 고가의 아파트는 금리나 대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수요자가 매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면적 175㎡는 지난달 9일 90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는 동일타입이 지난해 7월 62억원에 거래된 이후 6개월 만에 또다시 최고가를 쓴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도 이달 초 3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이는 지난해 5월 36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 신고가 기록이다.

근래에 집값을 주도해오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대장주인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98㎡는 지난해 12월 29일 77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강남권 만의 분위기가 아니다. 강남3구와 함께 규제지역으로 묶인 용산구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지난해 10월 93억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들어 1월 중순에는 97억원에 거래됐다.

구축시장뿐 아니라 신축 분양시장에서도 고가주택에 대한 열기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광진구 포제스 한강은 전용 84㎡가 32억~44억원대로 분양승인을 받는 공동주택 가운데 최고가 기록을 세웠지만 1~2순위 청약(특별공급 제외 106가구 모집)에 1062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0대 1을 기록했다.

반포 옆 잠원동에서 이달 초 공급된 메이플자이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이플자이는 이달 초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3만58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42.3대 1 기록했다. 특히 전용 59㎡ A타입의 경우 1가구를 모집했는데 3574명이 청약해 3574대 1의 네 자릿수 경쟁률이 나와 업계를 놀라게 했다.

반면 전국 주택가격은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다섯째주(1월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0주 연속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주택의 거래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시장논리와 별개로 움직이는 시장이라는 점을 꼽는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은 자산이 있는 수요자들이 매수하는 만큼 금리나 대출요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우수한 입지와 조건을 갖춘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많은 반면 매물은 부족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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