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브랜드 대비 인지도 밀려 주택부문 입지 좁아
공공공사 쏠림 두드러져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공사 조감도 / 사진=동부건설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공사 조감도 / 사진=동부건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부도나 법정관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비주택 분야에서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주택사업 부문에서는 대형건설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치여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비주택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올해 들어 비주택 수주소식을 가장 활발히 전하고 있다. 1월에는 대한축구협회가 발주한 845억원 규모의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현재 파주에 위치한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충남 천안에 1500석 규모의 아웃도어 스타디움과 100석 규모의 실내 축구장, 숙소동 및 커뮤니티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다.

이달 5일에는 KR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370억원 규모의 인천발 KTX 송도역 증축 및 기타공사도 따냈다. 현재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인천 송도역사를 지상 4층 규모로 증축하고 열차 정비 등을 위한 검수고를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이달 1일 국토교통부의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수주가 확정된 것이긴 하지만, 회사 측이 법적대응을 예고한 만큼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확정판결 이전에 난 영업활동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공공공사 발주 확대로 인한 수혜도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건설경기 회복을 목표로 올해 55조원 규모 신규 공공공사를 발주하고 특히 70% 이상인 41조원 규모를 상반기에 발주할 것으로 예고했다. 동부건설은 공공공사 분야에서 2022년 6970억원, 지난해 5250억원을 확보하며 대우건설에 이어 수주 2위를 기록하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부문 공사 수주액 상위 5개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권 밖인 곳은 동부건설이 유일하다.

금호건설도 지난달 2200억원대 규모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로 새해 마수걸이 수주를 알렸다. 이 사업은 노후화된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2호기를 500㎿급 천연가스 발전소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다. 금호건설은 앞서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대체사업인 구미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도 따낸 바 있다. 금호건설 역시 동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계룡건설 등과 함께 공공부문의 수주액이 많은 건설사 중 하나로 꼽혀 올해 수혜가 기대된다. 이밖에 신동아건설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모한 광교지구 공공지식산업센터 건립사업 공사권을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비주택부문 확대가 최선은 아니라고 중견건설사들은 입을 모은다. 마진이 많이 남는 주택사업은 대형사 중심의 각축장이 되다 보니 비주택부문 진출로 규모의 경제를 극복하는 차선책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공공공사의 경우 까다로운 입찰요건 대비 마진이 적어 전통적으로 중견사의 텃밭으로 여겨졌다고 말한다. 때문에 공공공사 발주 확대도 실제 이윤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사비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예정가는 거의 10년 전 수준에 머물러있는 정도여서 전통적으로 중견사의 텃밭으로 여겨졌고, 특히 지금과 같이 자재값이 오른 상황에선 수익성 개선엔 큰 도움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하락으로 인해 올해 공공공사 시장은 어느 때보다 수주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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