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분기 주당 1050원 배당···분기별 830원 배당 전망 크게 상회
주주환원 및 배당성장에 증권가 호평 쏟아져···5G 성장 둔화 극복은 과제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텔레콤이 지난해 4분기 배당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주당 1050원을 배당한다고 발표하자 증권가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꾸준한 분기 배당으로 배당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이번 주당 배당금 증액 결정으로 SK텔레콤을 맥쿼리인프라처럼 배당 성장주로 여기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SK텔레콤이 진정한 배당 성장주가 되려면 5G 통신사업 성숙기에 따른 성장 둔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SK텔레콤 4분기 깜짝 배당금···3년 연속 배당성장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전날 지난해 4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050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간 기준 주당 배당금은 기지급된 주당 2490원을 포함, 총 354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전년도 연간 기준 주당 배당금 3320원 대비 6.63% 늘어난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인적분할을 통해 SK하이닉스 등 비통신업종 계열사를 SK스퀘어로 넘겼고 이 과정에서 5대 1 액면분할도 실시했다.

지배구조 개편 및 액면분할을 마친 SK텔레콤은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매분기마다 주당 83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왔다. 이를 근거로 전날 4분기 실적발표 및 배당금 발표 직전까지 SK텔레콤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830원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배당금 증액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조차도 지난해 4분기 주당 850원 이상의 배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날 SK텔레콤은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주당 1050원이라는 배당금을 발표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늘린 것은 SK텔레콤이 유일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번 배당금 증액으로 SK텔레콤의 지난해 총 배당금은 7622억원으로 확정됐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다. SK텔레콤의 연간 총 배당금은 2020년 7151억원, 2021년 7170억원, 2022년 7238억원 등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 배당성장의 원동력은 실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936억원으로 전년대비 19.9% 늘어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도 1조597억원으로 전년대비 21.9% 증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의 배당 증액 결정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수준을 상회하는 배당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고,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대비 연간 주주이익환원 규모가 9%에 달해 주주이익환원 비율로 평가하면 국내 어느 상장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통신업종 내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이라며 “KT나 LG유플러스 대비 유연한 주주환원을 시행해왔고 깜짝 배당확대를 결정할 만큼 배당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고 평가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맥쿼리인프라처럼 국민배당주될까···5G 둔화·정책 리스크·AI 등 과제

SK텔레콤이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나가면서 향후 맥쿼리인프라에 비견되는 국민배당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단순하게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맥쿼리인프라 대비 더 낫다. SK텔레콤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7% 수준으로 6%대 초반인 맥쿼리인프라를 상회한다.

SK텔레콤은 분기배당으로 매분기말을 배당기준일으로 삼아 연 4회 배당한다. 연 2회 분배금을 지급하는 맥쿼리인프라보다 배당주로서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주가 변동폭이 맥쿼리인프라보다 더 큰 편이다. 펀드나 ETF가 아닌 기업 주식이기에 맥쿼리인프라처럼 배당소득세가 면제되는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에 담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맥쿼리인프라는 전체 IRP 자산의 70%까지 편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SK텔레콤이 맥쿼리인프라 대비 가장 열위인 부문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다.

지난해 SK텔레콤 배당금 증액은 비용 절감이 주요 원동력이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해 회계연도까지 적용되는 3개년 배당정책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설비투자등 자본적지출(CAPEX)을 뺀 금액의 30~40%를 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지난해 배당금 증액과 관련해 “CAPEX가 전년대비 축소되면서 배당 재원이 일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실적발표에서도 SK텔레콤은 올해 실적가이던스로 연결 매출 성장률 2%를 제시했다. 5G 가입자 및 무선 매출 성장세 둔화 및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감안한 것이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사업의 성장여력은 떨어지고 이를 대체할 신성장동력은 수익모델이 구체적이지 않은데 비용은 계속해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5G 보급률이 68%를 넘어 전환 속도는 느려지고, 통신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압박은 더 강해지면 강해졌지 완화될 여지는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AI사업이 서비스 고도화와 글로벌 동맹관계를 추진하는 마케팅 활동까지 비용 수반을 고려할 때 2024년은 비용효율화가 어느 해보다 중요한 시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식 연구원은 “2023년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024년도 실적 전망은 SK텔레콤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며 “무엇보다 규제 환경이 좋지 않고 특히 데이터별로 촘촘하게 설계된 다양한 5G요금제, 단통법 관련 시행령 개정, 제4이동통신사업자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및 펀딩 진행 예정 등은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부족한 성장 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올해 1분기 내로 향후 3년 동안 적용될 새로운 배당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 간 균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