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7조6085억···전년比 1.8%↑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성장 가속”

SK텔레콤 실적 요약서 / 자료 = SK텔레콤
SK텔레콤 실적 요약서 / 자료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8% 늘었다. 순이익은 1조1459억원이다.

별도기준 매출은 12조5892억원, 영업이익은 1조4559억원이다. 이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30.5%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배당 수익과 조비에비에이션 투자 이익 등 영향으로 1조597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이동통신(MNO) 가입자수는 312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핸드셋 기준 5G 가입자는 68.1%로, 1567만명이다. SK브로드밴드의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954만9000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692만6000명이다. 

SK텔레콤은 실적 개선이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등 3개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데이터센터매출 30%↑···복수 LLM 활용한 AI 플랫폼 준비

AI 컴퍼니의 근간이 되는 ‘AI 인프라’ 영역에선 데이터센터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차세대 AI 반도체 상용화 등을 통해 글로벌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전략도 글로벌 AI 플랫폼 구축으로 성과를 가시화했다.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2024억원을 기록했다. AI 시대 본격화와 맞물려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집중한단 전략이다. 올해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전작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성능,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갖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 상용화했다. 사피온은 기존 제품을 SK브로드밴드, NHN클라우드 등에 적용한 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다.

AI 서비스 구현의 중요한 축인 LLM ‘에이닷엑스(A. X)’는 플랫폼 맞춤형, 슈퍼 컴퓨터, 멀티 모달 기능 등을 중심으로 AI 서비스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엔트로픽, 오픈AI, 올가나이즈,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AI 기업들과 다양한 LLM 라인업을 아우르는 AI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이 추진해온 통신사 특화 LLM 역시 글로벌 통신사와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글로벌 확장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 /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 / 사진 = SK텔레콤

◇ 클라우드매출 30%↑···UAM·헬스케어, 글로벌 진출 가속

SK텔레콤은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며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을 오픈하고 본격 수익화에 나섰다.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은 에이닷엑스, 오픈AI 중 원하는 LLM을 선택해 코딩 지식 없이 회사 업무에 AI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구독형과 공공, 금융 등 보안이 중요한 고객사 대상 온프레미스형 구축 사업을 병행해 올해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을 겨냥한다.

기업 시장에서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주 확대를 지속하는 한편, AICC, 비전AI, 빅데이터 등 AI 아이템을 발굴하며 성장을 도모 중이다. 클라우드 사업은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의 구독 매출 성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6% 성장한 1460억원을 기록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은 올해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사업에서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의 실제 UAM 기체를 선보여, 국내 사업 주도권 선점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AI 헬스케어 사업에선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의 해외 진출 국가를 빠르게 늘려가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호주, 싱가포르의 메이저 의료기기 유통사, 보험사 등과 현지 동물병원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엔 미국 수의영상업체인 베톨로지와 협력을 체결하고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시장인 미국 진출을 진행 중이다.

◇ 에이닷 ‘아이폰 통화녹음’으로 이용자 확대···1분기 안드로이드도 출시

지난 9월 정식 출시한 ‘에이닷(A.)’은 같은해 12월 선보인 아이폰 통화녹음 및 요약 기능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올해 1분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에이닷은 킬러 콘텐츠를 지속 추가하며 AI 에이전트 대표주자로 입지를 굳건히 할 방침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구독 커머스 사업인 ‘T우주’도 AI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이프랜드는 지난해 5월 론칭한 ‘이프홈’ 인기에 힘입어 지난 연말 기준 월용자수(MAU) 361만명을 기록했다. 이프랜드는 올해 생성형 AI와 결합해 ‘AI 페르소나’, ‘AI스튜디오’ 등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T우주는 ‘유튜브 프리미엄’ 등 고객 니즈가 높은 서비스들과의 제휴를 통해 지난해말 기준 MAU 235만명 이상을 달성했다. T우주는 올해 넷플릭스 등 제휴 상품을 추가하는 동시에 AI 기반 구독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통해 규모감 있는 성장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는 물론 세계 유수 AI 기업들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이미 5G 가입자 및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대내외환경도 녹록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AI 컴퍼니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주당 1050원으로 확정했다. 이미 지급된 주당 2490원을 포함해 연간 주당 3540원으로, 다음달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또한, 작년 7월에 발표한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완료됐으며, 그 중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은 5일 소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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