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유럽서 전기차 인기 얻어 실적 확대
GM·르노·KGM도 신차물량 확보, 점유율 점차 개선

국산차 5사의 수출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산차 5사의 수출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지난해 국산차가 해외에 활발히 공급돼 국가 전체 수출 확대에 기여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와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이하 KGM) 등 나머지 3개사의 판매대수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개사의 점유율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트럭, 버스를 포함한 국산차 수출 대수는 전년(230만333대) 대비 20.1%나 증가한 276만3499대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297만4114대를 기록한 후 8년 만에 270만대를 넘겼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인기 차종을 적극 공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결과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8억7000만달러로 반도체(986억3000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주력 품목 15개 중 자동차(31.1%)가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 감소폭(7.4%)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타타대우상용차를 제외한 5개사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KGM의 지난해 수출대수는 270만2801대로 전체 실적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수년간 국산차 시장의 양대산맥인 현대차, 기아와 나머지 3사의 실적 격차는 커져왔다. 양측간 실적 격차는 2019년 148만7086대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123만5310대로 잠시 좁혀졌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확대됐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아이오닉6와 그랜저 등이 양산되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아이오닉6와 그랜저 등이 양산되고 있다. / 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 전기차로 활약···3사도 신차 확보해 실적 개선

현대차, 기아는 2020년 수출대수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지만 이후 해외 소비자들의 보상소비 기조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해왔다. 지난해 현대차 110만대, 기아 100만대씩 돌파하며 최근 5년 중 최다 물량을 기록했다.

북미, 유럽 등지에서 양사 전기차로 인기를 모으며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양사는 미국에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세제혜택을 제한적으로 적용받음에도 상품성을 인정받고 리스 용도로 활발히 판매되며 전기차 실적을 늘렸다. 유럽에서도 지난해에 전년 대비 4.2% 증가한 88만5000여대 판매해 폭스바겐그룹(233만2000여대), 스텔란티스(188만여대), 르노그룹(115만2000여대)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수출을 위해 대규모 선적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 사진=GM 한국사업장
글로벌 시장 수출을 위해 대규모 선적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 사진=GM 한국사업장

중견 3사의 수출 실적은 예년 대비 큰 증가폭을 보인 현대차, 기아 실적에 더욱 뒤처졌지만, 자체적으로는 확대돼왔다. 3사 수출 실적은 2019년 45만6350대에서 2021년 28만2164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 56만5683대로 집계됐다. 2년 전에 비해 2배나 늘었다.

3사 중 수출량이 가장 많은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소형 SUV 2종을 북미에 활발히 수출하며 최근 5년 중 지난해 가장 많은 43만881대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도 국내 개발·생산한 글로벌 소형 SUV XM3을 유럽, 남미 등지에 활발히 수출하며 2022년 11만대까지 수출을 늘리는 쾌거를 이뤘다. KGM은 준중형 SUV 코란도, 대형 SUV 렉스턴,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로 유럽과 남미,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해 지난해 5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결과 2021년 13.8%까지 하락했던 3사의 수출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20.5%까지 상승했다.

국산차 수출 추이 및 전망. /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국산차 수출 추이 및 전망. /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올해 해외생산 확대는 수출에 부정적···“경쟁력 강화는 긍정적”

올해 이후 국산차 수출에는 기회, 위협요인이 동시에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AMA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5만대(1.9%) 가량 증가한 275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전년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유럽의 수요 정상화에 이어 올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소비심리가 회복되며 전년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AMA는 “중국 저가 전기차, 일본 하이브리드차 공세, 한국차 업체 해외 생산 확대 등은 수출의 부정적 요인”이라면서도 “국내업체들이 상품성 높은 차량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의 국내업체들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세는 수출의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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