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콘텐츠 등으로 날개 단 네이버, 사상최대 실적 거둬
AI·데이터 기반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

네이버의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네이버의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가 커머스, 콘텐츠, 클라우드 등 전 사업 부문이 성장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네이버는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사업 환경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2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조6706억원, 영업이익 1조48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7.6%, 14.1% 늘어난 규모이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인 9조7011억원을 소폭 하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망치인 1조4797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한 2조537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어난 4055억원으로 집계됐다.

◇ 커머스·콘텐츠 등 주요 사업부문 고른 성장

네이버의 지난해 호실적 달성은 ‘커머스’ 사업 부문이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660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네이버는 포시마크의 편입 효과와 크림의 수수료율 인상 및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 브랜드솔루션패키지·도착보장 서비스 수익화 시작 등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0월에 출시해 과금을 시작한 브랜드솔루션패키지는 브랜드스토어 탭, 브랜드 라운지 솔루션, 브랜드 고객관계관리(CRM) 등 유료 솔루션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며 “유료가입자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더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포시마크는 작년 4분기 매출 거래액과 시장 점유율 모든 면에서 성장을 유지하며 북미 1위 소비자대상거래(C2C)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 커머스 시장 전체가 최근 들어 많이 둔화됐다”며 “내년은 국내 커머스 시장이 한자릿수 중후반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네이버는 매출 두자릿수 이상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포시마크의 경우 거래액이나 매출 상승세가 국내 커머스 사업 대비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의 주요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네이버의 주요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4663억원의 매출을 낸 콘텐츠 사업 부문의 견조한 성장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일본은 오리지널 연재 작품 비중이 확대되고 ‘라인망가’ 최초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 10억엔을 기록한 ‘입학 용병’ 등 지적재산권(IP)으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4분기 일본 만화 웹 월간 이용자 수 1위로 작년 일본 내 연간 거래액 1000억엔을 돌파했다.

미국도 AI 추천 강화 등 플랫폼 고도화와 출시 당일 역대 매출 1위를 기록한 현지 오리지널 작품의 흥행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도 신작의 인기에 힘입어 유료 이용자가 확대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 대표는 “플랫폼 차원에선 전 세계적으로 보상형 광고 등 신규 수익화 모델을 확장하고 있으며 AI 큐레이터와 같은 추천 기술 고도화로 탐색의 편의성과 개인화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지난 분기 도입한 커뮤니티 서비스 작가 홈에 작년 11월 기준 1800여명의 작가가 240만명의 월간 이용자와 소통하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독자 댓글 소통 기능이 추가돼 사용자의 활동성 증가와 작품 감상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4분기에도 웹툰의 풍부한 스토리 포트폴리오에서 다수의 흥행작이 배출되며 IP 사업 매출 성과가 확대됐다”며 “비질란테, 이두나 등 웹툰 원작의 영상화에 성공했고 영상 공개 후 웹툰 거래액은 10배 이상까지도 증가하며 원작 유입 효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 “올해 어려운 환경···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로 돌파”

네이버는 올해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및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확대 및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올해는 경기 불안, 고금리로 이용자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네이버는 솔루션의 고도화 및 도착 보장 서비스, 상품 커버리지(범위) 확대 등을 통해 입점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고 동시에 AI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추천 및 검색을 통해 더 정확하고 매력적으로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가 더 잘 발견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이용자 경험 향상이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회사는 지난해 개인 커뮤니티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치지직(CHZZK)’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에 따르면 한 달 만에 월이용자수(MAU) 13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검색, 게임판, 카페, 클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들과 연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기능을 선보이며 서비스 경쟁력을 계속 키울 계획이다.

최 대표는 “정식 오픈 시점까지 보이스 후원 광고 외에도 영상 후원, 채널 구독 등의 기능 추가와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위한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이용자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더 많은 스트리머가 치지직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검색, 게임판, 네이버, 카페, 클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기능을 선보이며 서비스 경쟁력을 계속 키워나가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체류시간, 트래픽 성장에 기반한 광고 인벤토리의 확대와 신규 프리미엄 상품 출시 등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네이버에 합류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김 CFO는 “그간 수익성 향상은 비용 절감 정도에 그쳤으나,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성과 체력 향상을 기대한다. 네이버의 기술직군인 60% 이상 인력의 성과 향상은 최근 합류한 김 COO가 기능성 향상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그간 재무 성과에 집중했던 반면 이제부턴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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