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5일 2차 시공사 입찰 나서
사업성·입지성 갖춰 대형사 관심
700만원대 공사비에 참여 주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노량진뉴타운 내 ‘마지막 퍼즐’인 노량진1구역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이곳은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지인 데다 뉴타운 중심부에 위치해 대형 건설사들이 주목해 왔다. 하지만 조합이 3.3㎡당 700만원대 공사비를 제시하면서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은 다음 달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선다. 시공사 입찰에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1차 시공사 입찰은 건설사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앞서 9월에 열린 현장 설명회에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 총 7개 사가 참석했지만 입찰 당일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차 현장설명회엔 기존에 참석했던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빠지고 효성중공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대장주로 평가된다. 이곳은 2992가구로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조합원 수가 1015명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달해 사업성이 높단 평가를 받았다. 또 서울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과 9호선 장승배기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이기도 하다. 사업비만 1조원에 육박해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됐다.

시장 예상과 달리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은 건 공사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량진1구역은 시공사 선정 계획 수립 당시 공사비를 3.3㎡당 695만원에 책정했다. 이후 공사 인상분을 반영해 730만원으로 변경해 입찰을 받았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에선 서울 정비사업의 적정 공사비를 3.3㎡당 800만~900만원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입지가 떨어지면 시공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의 경우 3.3㎡당 공사비를 기존 742만원에서 840만원으로 올려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섰지만 참여하겠다는 건설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도 원자잿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돼 3.3㎡ 700만원대 공사는 남는 것이 없다”며 “서울 분양시장도 이제 완판(완전 판매)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노량진뉴타운에서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사업지는 노량진1구역이 유일하다. ▲2구역 SK에코플랜트 ▲3구역 포스코이앤씨 ▲4구역 현대건설 ▲5구역 대우건설 ▲6구역 SK에코플랜트·GS건설 ▲7구역 SK에코플랜트 ▲8구역(987가구) DL이앤씨가 각각 시공을 맡았다.

조합에선 2차 입찰에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을 예상했는데 다자 구도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호반건설은 2차 현장 설명회 당시 어깨띠를 두르고 홍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경우 노량진1구역을 수주하면 노량진뉴타운 첫 입성이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사업장과 함께 브랜드 타운을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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