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한산중학교 이전 발목 잡혀···한산중 분교 형태 검토
조합 해산 앞당기려면 불가피 vs 분교 이미지상 집값에 악영향 찬반 팽팽
조합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단지 내 학교용지에 한산중학교 도시형 캠퍼스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총 1만2000세대의 국내 최대규모 단지인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재건축 사업장 내 기부채납한 학교 용지에 도시형 캠퍼스 도입을 검토한다. 당초 한산중학교 이전 증축을 심도있게 논의해왔으나 인근 주민들이 이전 반대를 외치면서 좌초된 영향이다. 이를 두고 조합원과 수분양자 사이에서도 조합의 해산을 앞당겨 추가분담금을 줄이려면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분교 이미지상 집값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도시형 캠퍼스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도시형 캠퍼스란 지난해 10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폐교 및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놓은 대안책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폐교되는 학교가 늘어나는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학군지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심각해지는 문제로 과밀학급 문제로 홍역을 앓는 학교도 있는데,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도시형 캠퍼스라는 이름의 분교로 해결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학교를 설립하려면 일정 학급 설립과 학생인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반면 분교의 경우 이러한 조건이 없어 설립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또 학생이 적은 기존 학교는 폐교하지 않고 분교 형태의 다른 학교 소속 캠퍼스가 되도록 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둔촌주공이 있는 강동구 둔촌동은 과밀학급 쪽에 해당한다. 또한 개발사업 지역에서 이미 학교용지를 확보한 경우로, 정규학교 설립은 힘들지만 분교설립이 가능해 총 여섯 개의 도시형 캠퍼스 모델 중 신설형 제2캠퍼스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주예정자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초대형 아파트 단지에 굳이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분교 형태의 학교설립이 마땅찮다는 것이다. 한 수분양자는 “단지가 단군이래 최대 규모라면 학생수도 당연히 많지 않겠나. 이런 대규모 사업장에 신설이 아닌 제2캠퍼스, 분교를 지을 이유가 없다”라며 “학군은 각종 인프라 중 집값의 척도가 되는데 굳이 이미지가 좋지 않은 분교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부 조합원은 올해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입주가 다가오는데 대안이 없다면 도시형 캠퍼스라도 빨리 추진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학교가 안 지어지면 최악의 경우 준공인가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주 후에도 조합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조합원의 추가분담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학령기 자녀를 둔 사람이 아니라면 조합 해산까지의 시간을 단축해 분담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합은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조합관계자는 “지금은 검토 차원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찬반이 엇갈리는 만큼 수차례 관련회의 등 충분히 검토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재건축 후 가장 큰 단일 규모 아파트로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단일 단지에 1만가구 이상이 입주하는 아파트가 된다. 이 단지는 지하철 5호선(마천지선) 둔촌동역, 지하철 9호선 둔촌오륜역과 중앙보훈병원역이 인근에 위치한 역세권 입지에 공급된다. 시공은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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