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적자 축소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 실적 견인
후속 뇌전증 치료제 개발, CNS 파이프라인 다각화
"세노바메이트 적응증 확대로 처방 건수 확대 집중"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SK바이오팜이 지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미국 직판 위력을 보여줬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적응증 확대 임상을 전개 중이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는 중추신경계(CNS) 신약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SK바이오팜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30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SK바이오팜의 2023년 전체 매출은 3549억원, 영업손실은 371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2% 신장했고, 영업손실을 940억원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1268억원, 영업이익은 152억원을 달성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수익성 강화는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1%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에 달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직판 체계를 갖추고, 미국 외 전 세계 100여개국 시장에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을 완료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처방 확대를 위해 적응증 확장 임상을 진행해오고 있다. 늦어도 내후년까지 세노바메이트의 적용 연령을 소아·청소년으로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노바메이트는 성인 부분발작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받고 처방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소아 부분발작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시험은 미국과 유럽에서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성인과 소아 전신발작을 적응증으로도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전개 중이다.

SK바이오팜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뿐만 아니라 내년 희귀 소아뇌전증(레녹스-가스토증후군) 신약 후보물질인 ‘카리스바메이트’ 상용화로 단기 성장모멘텀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레녹스-가스토증후군는 여러 종류의 발작 증상이 나타나는 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이다. SK바이오팜은 카리스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2025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카리스바메이트가 내년 FDA로부터 정식 판매 허가받으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을 잇는 SK바이오팜의 3번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카리스바메이트는 광범위한 발작 조절 효과과 복용 안전성이 기대되는 약물”이라며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한·중·일 아시아 3상과 17세 이하 소아로의 연령 확장 등은 내년 신약 허가신청(NDA) 제출하는 일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을 목표로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략 내년까지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인수하겠다는 것이 SK바이오팜 측 설명이다. 특히 CNS 신약을 주요 개발 분야로 타깃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NS는 단기간에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진다. 다만 전 세계적 인구 고령화로 치매 등 CNS 관련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료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CNS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312억달러(액 170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향후 5년간 연평균 6.8%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8년에는 2146억달러(한화 28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이 CNS 분야 타깃 질환을 확대하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 투자하고, 후속 뇌전증 신약도 이어가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CNS 분야 연구개발을 항암 분야로 확대해 뇌암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뇌암 포함 진행성 고형암 치료제 ‘SKL27969’는 임상 1·2상 개시했다. ADHD치료제 ‘SKL13865’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조현병 치료제 ‘SKL20540’은 국내 임상 1상 완료했다. 조울증 치료제 ‘SKL-PSY’는 중국 임상 개시를 검토 중이다. 차기 뇌전증 치료제인 ‘SKL24741’은 FDA로부터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로 높아진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 중”이라며 “CNS 질환 약물 개발뿐만 아니라 항암 분야에서 유효 물질을 발굴과 임상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미국에서 월간 처방 수를 3만건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성장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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