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감시인에 전만풍 태평양 전문위원 임명
대규모 인사 단행했지만···재무·전략 총괄 공석
IPO 사활 건 케이뱅크, 인사 마무리 언제쯤

서울 을지로 케이뱅크 사옥 / 사진=케이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 인가 작업에 참여한 인물을 준법관리인으로 영입하는 등 인사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최우형 신임 대표 체제는 ‘미완성’이란 평가다. 은행의 재무·전략을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장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는 만큼 경영기획본부장 자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준법감시실장 전무 자리에 전만풍 전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을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월 17일까지 2년 동안이다. 전임자인 권영종 전무는 임기가 올해 말까지였지만 중도 사임했다. 

전 전무는 지난 2002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 조사총괄팀장 등을 맡았다. 2010년부터 SC제일은행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13년 이후 법무법인 바른과 태평양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특히 2017년 카카오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획득할 당시 카카오뱅크의 법률 자문팀에서 활동했다. 

이번 인사로 케이뱅의 임원 다수가 교체됐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달 초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김기덕 마케팅본부장 전무, 한진봉 퍼스널앤오퍼레이션(P&O)실장 전무는 약 3년간의 임기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 전무를 포함해 퇴임한 3인은 모두 서호성 전임 대표가 영입한 인물이다. 또 경영기획실장을 맡았던 장민 전무는 모기업인 KT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동했다. 

내부 이동 및 승진도 이뤄졌다. 정보통신(IT)기술 관련 조직인 디벨롭먼트(Development)실장 자리는 김재성 전 SW개발 팀장이 상무로 승진해 맡았다. 강병주 전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전무는 퍼스널(Personal, 마케팅)본부장 자리로 이동했고, CRO는 양영태 전 재무관리실장 상무가 담당한다. 두 임원 모두 2년 추가 임기가 주어졌다. 특히 2019년에 임원(상무보)에 오른 양 상무는 이번 인사로 총 8년간 임원직을 수행하게 됐다. 이 밖에 채병서 감사실상 전무, 차대산 테크(Tech)실장 상무는 1년 추가 임기가 부여됐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장민 전 전무를 이사회로 불러들였다. KT CFO와 케이뱅크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게 한 것이다. 장 이사가 케이뱅크 이사회 멤버가 된 이유는 올해 재도전하기로 결정한 기업공개(IPO)의 성공을 위해서로 풀이된다. 장 이사는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 시절 케이뱅크 IPO 준비를 전담했다. 

다만 은행 핵심 자리인 경영기획본부장 자리는 공석이다. 장 전 전무가 이사회에서 활약하더라도 조직 내에 IPO를 전담할 임원이 따로 선임돼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경영기획실 업무는 이준형 상무가 맡고 있다. 경영기획본부장 외에도 인사부문(P&O) 관련 책임자도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양 상무가 담당하던 재무관리실장 자리도 비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도 CRO를 3개월 간 공석으로 두다가 가까스로 강병주 전무를 영입한 바 있다. 금융시장 상황이 상장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원 인사를 빠른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단 지적이다. IT전문가인 최 대표는 은행권 경력도 10년이 넘는 만큼 은행 출신 인물을 영입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올해도 상장에 실패하면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두 번 연속 상장을 미루면 기업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증자로 확보한 자금 모두를 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상장에 성공해야 한다. 당시 금융당국은 투자금 중 7250억 가량은 상장에 실패하면 최대주주인 BC카드가 다시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기에 자본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에 임원이 존재했던 자리에 반드시 새 인물을 임명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케이뱅크, 그래픽 정승아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