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촉진2-1구역서 시평 1위 삼성물산 제치고 1조3000억원 규모 마수걸이 수주
상반기 노량진1구역·여의도 한양 이어 압구정4구역 입찰 검토도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수주 공세가 매섭다. 주택경기가 위축된 지난해에도 공격적 수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쓰더니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까지 제치고 부산의 재개발 대어를 낚았다. 포스코이앤씨가 올 상반기 노량진1구역과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이어 압구정 시공사 입찰까지 염두에 둔 만큼 정비사업 시장 공략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7일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171표(58%)를 받아 경쟁사 삼성물산 124표(41%)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업 규모는 총 1조3000억원 규모이며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마수걸이 수주다.

이 회사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정비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수주 규모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장도 상징적 의미와 함께 사업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서울보다는 지방 중심의 수주에 그쳤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경쟁력은 한성희 대표이사 취임 이후부터 두드러졌다. 한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18년만 하더라도 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취임 첫 해인 20년 2조7000억원, 21년 4조원, 22년 4조5900억원, 지난해 4조6000억원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10대 건설사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여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이 모두 급감했음에도 유일하게 자사 최고수주액 기록을 경신했다.

정비사업 수주 성장 배경으로는 22년 7월 론칭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꼽힌다. 타 건설사 대비 하이앤드 브랜드 출시가 늦어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도 있지만 서울 강남권 내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서초구 방배동 오티에르 방배를 비롯해 중구 신당동 오티에르 어반더스321 등에 브랜드를 적용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촉진2-1구역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약속한 부산의 첫 사업장이다.

경쟁사 대비 저렴하다는 점도 표심몰이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이번에 수주한 촉진2-1구역에선 삼성물산이 제시한 3.3㎡당 공사비 969만원보다 77만원 저렴한 891만원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 기세를 몰아 서울 등 주요 핵심지역에서 하나씩 깃발을 꼽겠다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서울 노량진 1구역, 여의도 한양 등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노량진1구역에서는 호반건설과의 대결이, 여의도 한양에서는 현대건설과 맞붙을 게 예고된 상황이다.

두 곳의 사업장에서 역시 전략대로 낮은 공사비, 타 건설사 대비 적은 마진을 어필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에선 경쟁사 제안값인 881만원보다 83만원 낮은 3.3㎡당 공사비 798만원을 제시했다. 노량진1구역은 타 건설사들이 낮은 공사비를 이유로 입찰을 고민하다 등돌렸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 730만원도 응찰을 긍정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하반기에는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고된 압구정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압구정4구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남권에서는 신반포21차, 개포럭키 등 100여 세대 남짓한 사업장 일부만 챙긴 것과 달리, 불과 3년 만에 입찰을 시도하는 볼륨도 달라진 것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올해도 정비사업 수주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정비사업 저변확대를 위해 마진을 최소화하고 사업장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추후 공사비 인상이 계속된다면 향후 조합원과의 갈등요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입찰제안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낮은 공사비라는 조합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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