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적금 수령자 청년도약계좌 연계 가입 절차 개시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 51만명 불과···예상 대비 1/6 수준 그쳐
"가입기간 5년 너무 길어" 미지근···만기 짧은 금융상품 가입 증가세

시중은행 고금리 금융 상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다음달 만기를 맞는 청년희망적금 수령자가 청년도약계좌에 연계해 가입할 수 있는 절차가 개시됐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청년도약계좌 연계 희망자가 금융당국 예상치의 1/6 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갈아타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연계 가입에 대한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5년 만기란 적잖은 기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가입자들은 비교적 만기가 짧은 시중은행 고금리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29일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는 51만10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금융당국은 개인·가구 소득 기준과 청년희망적금 가입 사례 등을 종합해 306만명 정도가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것이라고 추산했는데 예상치 대비 1/6 수준에 그친 것이다. 

기존 청년희망적금보다 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혜택을 늘려 큰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했지만 성적표는 기대치에 크게 밑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혼인과 출산으로 청년도약계좌를 중도해지할 때도 정부 지원과 비과세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세금 감면을 확대했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적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정부 주도로 지난해 6월 출시된 정책형 금융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만 19~34세 청년 중 연 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매월 70만원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돈을 부으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지원한다. 매달 최대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은행이자와 정부기여금을 합산해 5000만원 목돈을 만들 수 있다.

청년들이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5년이란 긴 가입 기간이 때문이다. 만기수령금을 일시납입하면 은행 이자와 정부기여금, 비과세 등 최대 856만원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사회초년생 벌이에 5년 가입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최근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 가입이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10조6천275억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5월(168조5천531억원)부터 11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짧은 만기의 예금에 자금을 예치한 뒤 투자처를 찾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기성 자금도 늘고 있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달 말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이 전월 말 대비 18조439억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원할 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식통장(파킹통장)으로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투자 등을 하기 위해 은행에 쌓아둔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청년들 역시 이 같은 추세와 분위기에 따라 시중은행의 만기가 짧은 고금리 예·적금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맞춰 시중은행은 만기가 짧은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은행권 최고 수준인 연 7.0% 금리의 '우리퍼스트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가 연 4.0%, 우대금리가 연 3.0%다. 가입일 기준 직전 1년간 우리은행에서 정기 예·적금에 가입한 적이 없다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대표 예·적금 상품인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과 '내맘 적금' '하나의 정기예금' 등 3종에 대해 금리 우대 쿠폰을 제공한다.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 원큐'에서 금리 우대 쿠폰을 받으면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은 최고 연 5.0%를 적용하고, 내맘 적금과 하나의 정기예금은 각각 최고 연 4.8%와 연 3.75%(29일 기준)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기본금리 연 2.0%에 최대 연 3.0%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한 최고 연 5.0%의 '신한 슈퍼 쏠(SOL) 포인트 적금'을 판매한다. 우대금리는 신한카드 결제계좌 신한은행 지정 시 연 0.5%포인트, 마이신한포인트 1000포인트 이상 매달 입금 시 연 0.5%포인트(최고 연 2.5%포인트·최대 5개월 적용)를 제공한다. 월 한도 30만원에 6개월 만기 상품으로 10만 계좌 한정 판매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가 여러 혜택 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만기 기간 등으로 가입을 주저하는 고객이 있다"며 "이런 고객들을 위한 금융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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