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기조 아래 공시지원금 확대 요구···업계는 부담, 마케팅 경쟁 과열 전망

갤럭시S24의 실시간 통역 AI 기능을 활용해 레스토랑에 전화를 거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4의 실시간 통역 AI 기능을 활용해 레스토랑에 전화를 거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압박에 정식 출시를 코앞에 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실구매가가 낮아질지 주목된다.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 확정 발표가 있었지만, 단말기 가격 부담을 낮추라는 정부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지원금은 휴대전화 구입 시 이동통신사가 일정 기간 특정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약정을 조건으로 휴대전화 값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SK텔레콤은 10만~20만원, KT는 5만~24만원, LG유플러스는 5만2000~23만원의 공시지원금을 각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19일 예고한 공시지원금(10만~17만원)보다 최대 3만원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주 출시를 전후해 이 금액이 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공시지원금 확대 검토 배경으로는 정부의 정책적 압박이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 확정 직전인 지난 24∼25일 통신 3사와 삼성전자의 영업 담당 임원과 실무진을 차례로 불러 통신비 부담 완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포함한 스마트폰 공시지원금을 늘려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근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추진 등 국민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단통법 폐지가 국회 문턱을 넘어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장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시지원금 확대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공시지원금 확대를 결정할 경우 이르면 출시 전날인 오는 30일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재정적으로 공시지원금을 늘리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단통법이 폐지된다면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이후 본격적인 지원금 경쟁이 시작되기 전 현금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통신3사는 마케팅비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 기조아래 영업이익을 높여왔는데, 단통법이 폐지되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주에도 각 사 고위급 임원들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식으로든 지원금 확대 등 실질적인 구입 부담 완화 조치가 나올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