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업계 첫 영업익 1조 돌파···글로벌 수주도 확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실시···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사례 확인
"사업 성과, 글로벌 CDMO 역량 장밋빛 전망"에도 이미지 타격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DMO(위탁개발생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완벽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사례들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직원들과의 내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도 글로벌 고객사와 접점을 늘려 CDMO 수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차세대 이중항체, 신약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한편, 신규 플랫폼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지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임직원들의 근로 여건 강화는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933억원, 영업이익은 1301억원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2조9388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을 기록했다. 공장 운영 효율 제고와 4공장 매출이 반영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총 3조5009억원으로 알려진다.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로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총 14개 빅파마와 계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4월부터 4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 중이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78.4만리터로 확대된다.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선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ADC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DC 전용 생산시설은 내년 가동 목표로 건설 추진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오는 2027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용량 상위 5개 기업은 로슈, 삼성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우시바이오로직스, 론자 순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사업 역량에 대해선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ADC, GLP-1, 알츠하이머, 바이오시밀러 등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존재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탑티어 CMO 기업으로 새로운 의약품 생산 증분에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연장근로 한도 위반, 성희롱 등 조직 문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삼성바이로직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양분되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발전 가능성과 사업적 성과는 뛰어나나,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는 등한시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재무적 요소로 기업이 평가 받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커지면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들이 확인됐다. 특히 고용부가 실시한 설문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571명(76%)은 사업장의 조치가 적절치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직원 216명은 연장근로 한도(주 12시간)를 넘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렸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9명은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원들과의 사내 커뮤니케이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갑질, 사내 불미스러운 일들을 방지하고자 윤리 경영과 근로자들의 인권을 챙기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역시 2020년 취임 이후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조직 문화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고용노동부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감독 실시 결과에 업계에는 우려감이 더해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 윤리적인 부분에 대한 사내 교육을 강화하고 2차 가해가 없게끔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는 등 고강도 인사제도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이번 사건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만큼 보도자료를 포함한 소통 채널에 사후적 조치에 대한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공유하는 것도 기업 이미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용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시정지시서는 받지 못한 상태이나 고용부의 시정지시를 즉시 이행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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