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개발 수립에 지구단위계획까지 겹호재···1·10 대책으로 재건축 잰걸음 가능
정비사업 신호탄 쏜 동부이촌동과 어깨 나란히 할지 업계 기대감

서울 용산구 이촌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 자료=서울시
서울 용산구 이촌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 자료=서울시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용산구 내 비주류로 불리던 서부이촌동 아파트 정비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시가 해당 지역을 기존 아파트지구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변경한 영향이다. 지구단위계획 지정은 서울시가 해당 지역을 정비해 특별관리에 나선다는 말이다. 해당 일대에 인접해있는 용산정비창 개발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까지 겹호재가 생기면서 업계에서는 그동안 부촌 동부이촌동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던 서부 이촌동에서도 제2의 첼리투스가 나올지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4일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촌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하는 이촌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촌동은 한강대교를 가운데 두고 동부와 서부로 생활권이 나누어져 있는데, 이번에 결정이 난 지역은 서부이촌동이라 불리는 이촌2동의 현대한강아파트와 동아그린아파트, 강변맨션이 조성돼있는 곳이다.

해당부지는 그간 아파트지구로 지정돼있었다. 아파트지구는 1970년대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위해 도입됐다. 다만 아파트지구가 지정된 지 수십년이 지나면서 노후화에 따라 정비사업이 필요해졌다.

문제는 아파트지구 제도는 과거의 근린주구 이론을 토대로 설계돼있어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서울시는 지난 2017년부터 서울시 내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실제 지구단위계획으로 변경되면 재건축의 용도·밀도·높이 등 아파트지구의 각종 규제가 완화돼 재건축이 용이해진다. 일례로 상가가 들어선 상업 용지의 경우 아파트지구에선 건물 높이가 5층 이하로 제한됐지만 이번 지구단위계획 지정으로 층고 40m(약 10층)까지 가능해질 정도로 문턱은 낮아졌다. 용적률이 높아 도무지 리모델링을 제외하고는 재건축이 불가했던 지역에 길이 열린 셈이다. 또한 해당단지들이 통합 재건축하면 용적율을 최대 500%까지 적용받게 된다.

그간 현대한강과 동아그린아파트, 강변맨션은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는 용산구 내 한강변이라는 입지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부촌 동부이촌동(이촌1동)의 그늘에 가려져 집값이 눌려있었다. 특히 현대한강은 대지 모양이 한강변에 길쭉하게 접해있어 전 세대 영구 한강뷰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 같은 까닭에 지난 2년여간 재건축과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으로 들썩이던 동부이촌동이라 불리는 이촌1동과 달리 잠잠했다. 동부이촌동은 지난 2년간 이촌코오롱(삼성물산), 강촌(현대건설), 한가람(GS건설), 이촌현대(롯데건설) 등이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입지의 인접성 및 우수성, 일반분양을 많이 공급할 수 없는 상황 등을 이유로 이미 지난 2015년 동부이촌동에서 재건축한 첼리투스(구 렉스아파트 재건축)와 같은 1대 1 재건축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앞서 렉스아파트는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무리하게 가구수를 늘려서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가구수를 유지하면서 새롭게 짓는 1대 1 재건축을 택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없어 추가분담금 등 조합원의 비용부담이 크지만 초고층 랜드마크로 만들어 상품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은 때마침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와 부합하는 형태의 개발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당시 한강변 성냥갑 아파트를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해 뉴욕이나 홍콩 같은 스카이라인을 만들자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렉스아파트 조합은 부지의 25%를 기부채납하면 줄어든 건축 면적을 용적률 상향으로 보전해주겠다는 서울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용적률 329.9%를 적용, 3개동 460가구를 재건축하는 사업계획을 승인받게 된 것이다.

그 결과 2015년 7월 렉스아파트가 래미안 첼리투스로 재건축된 후 한강변 초고층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집값도 치솟았다. 준공시점인 2015년 9월 전용 124㎡가 20억5000만원이던 집값은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49억9998만원에 실거래돼 8년 만에 약 30억원이나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서 용산정비창 부지개발과 더불어 한강변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려는 서울시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며 “통합 재건축 후 제2의 첼리투스 수준의 잠재력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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