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말 임기 만료···거취 촉각
업계 전반 리더십 교체보다 안정 무게···연임 유력 관측
매각 앞둔 시점서 실적 개선 등 유의미한 성과 시현한 수장 굳이 바꿀 필요 없다는 분석
마케팅 전문가로서 브랜딩 측면서 롯데카드 기업가치 제고···매각 완료 전까지 조 사장 역량 필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올해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리더십 교체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매각을 앞둔 시점이고 조 사장이 임기 동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기대에 변함없이 부응하고 있어 매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교체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롯데카드에 따르면 조 사장의 임기는 3월 29일까지다. 조 사장은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듬해인 2020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지난 2022년 3월 재선임됐다. 임기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주요 카드사들의 최고경영자(CEO) 거취가 결정되는 가운데 조 사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로 부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조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주요 카드사 수장들은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에 이어 최원석 BC카드 대표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데다 내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까지 앞둔 카드사들은 어려운 업황 타개를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모습이다. 통상 카드사 CEO 연임 여부는 실적에 의해 결정되지만 전반적으로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를 감안한다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조 사장 역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황 악화로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카드사들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함에 따라 롯데카드도 조 사장의 연임을 이어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전략기획 기능을 이원화하는 등의 전열을 정비한 만큼 뒤늦게 대표를 교체하면서까지 조직을 흔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재매각 최적시기를 계속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성과가 나쁘지 않은 수장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4월부터 롯데카드의 매각 작업에 착수하고 희망가로 3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조 사장의 경우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꾸준히 끌어올렸다는 점이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 사장 취임 이후 롯데카드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이 571억원에 불과했던 롯데카드는 조 사장 취임 첫해인 2020년 1307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2413억원 ▲2022년 25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84억원으로 이미 2022년 총 순익을 넘어서면서 조 사장 취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히는 총자산이익률(ROA)도 개선세다. 롯데카드는 2019년 ROA가 0.43%에 그쳤지만 지난해 3분기 ROA는 1.67%에 달했다. 회원 수는 ▲2020년 842만명 ▲2021년 861만명 ▲2022년 902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934만명까지 늘었다.

브랜딩 전략 또한 성과가 있었다. 조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에 업계 최초로 세트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로카(LOCA) 시리즈를 출시했다. 로카 시리즈는 인기를 끌며 출시 2년 만에 발급 매수 200만장, 지난해 4월 기준 300만장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디지털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면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카드 1위에 오르는 등 로카 흥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 사장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한다면 다시 임기 2년을 부여받으면서 2026년 3월까지 롯데카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조 사장이 연임하게 되면 재매각까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제고해야하는 과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시장의 가계대출 건전성 저하에 따른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만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서 취임 이후 실적 뿐 아니라 브랜딩 측면에서도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매각이 완료되기 전까지 조 사장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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