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대장주 단지서 두 달 새 6억원 이상 급락거래
서울 노·도·강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0%···서울 전체 평균의 1/3 수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광교신도시 주요 아파트 최근 실거래가 비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른바 영끌족이 많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큰 폭의 하락거래가 잇따르는가 하면 경매시장 내 낙찰률이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젊은 세대 중심의 거래가 잦은 지역인 만큼 한계 차주도 많아 부동산 하락기에 더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대장주인 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09㎡에서는 지난달 중순 각각 17억8000만원, 17억3000만원에 두 건의 손바뀜이 발생했다. 이는 거래일 기준 두 달 전인 지난달 10월 같은 타입이 23억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진 점에 견주어보면 6억원 가량 급락한 값이다. 이 아파트 동일평형 다른 타입에서도 하락거래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달 초 1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 23억원 대비 3억2000만원 주저앉은 수준이다.

대장주가 맥을 못 추다 보니 여타 단지도 주춤하긴 마찬가지다.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 97㎡에서는 불과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2억원 가까이 집값이 떨어지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11월 말에는 16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불과 1주일이 지나지 않은 12월 첫째 주에는 15억원으로 2억원 가까이 하락한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이밖에도 광교로제비앙 등에서도 억 단위의 하락 거래가 나왔다.

광교신도시는 행정구역상 수원시 영통구에 속한다. 이곳은 수도권 가운데 2030의 주택매입이 가장 많은 자치구이기도 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원 영통구에서 주택을 매입한 사람의 47%는 2030세대다. 주택 매수자 두 명 중 한 명이 40살 미만이라는 것이다. 다만 젊은 세대 중심의 거래가 활발한 만큼, 고금리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으로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 거래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2030 영끌족의 주택 매입이 많은 자치구로 잘 알려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달 들어 1일부터 16일까지 해당 자치구 세 곳에서 총 60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는데, 이 중 6건만 낙찰돼 낙찰률 10.0% 기록했다. 서울 전체 평균이 30.3%인 것에 비하면 1/3 수준에 그친 것이다. 낙찰가율도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 전체 낙찰가율은 86.4%였지만 노도강은 78.9%인 것이다.

노도강의 아파트 낙찰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실수요층이 많이 찾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1·10 부동산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준공시점이 30년을 넘은 단지가 많은 해당 자치구도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급등하는 공사비로 인해 추가 분담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이들이 많고, 재건축 속도전이 장기 실거주를 하는데에 되레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년 전만 하더라도 노도강 낙찰가율은 서울 전체 평균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 침체에도 강남권이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주거단지 거래가 이루어지는 반면, 노도강은 중저가 지역이다 보니 금리상승이나 대출규제, 정부 정책에 타격을 많이 받으며 조정기에 평균대비 더 큰 하락률을 보이는건데 당분간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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