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 지도부 대학생 현장간담회 진행···등록금, 주거부담, 취업 등 논의
“대학생, 자체 주거비용 처리 능력 안 돼”···“천원의 아침밥 정부 지원 필요”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여당 지도부가 대학생들을 만나 주거, 교통, 학비 등 다양한 정책 제언을 청취했다. 학생들은 높은 학비와 생활비 부담에 기회와 시간의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특히 주거비용을 낮출 방안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교통비 경감, 국가장학금 제도 개선,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 강화 등의 제안도 나왔다. 

24일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도현 비상대책위원, 나경원 전 의원, 김종혁 조직부총장,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 등 여당 인사들과 서울 소재 대학생 60여명이 참석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등록금, 주거부담, 취업 등에 대한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한 위원장은 “50이 되기까지 청년기를 겪어왔는데 사회적으로 지금보다 파도는 많았지만 고도성장기였다”며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고도성장기가 끝난 지금 여기 계신 청년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악전고투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돕고 응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고 싶다. 재원이 무한하다면 모든 건 다 해결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세계이기에 허황된 약속을 남발하기 보단 꼭 해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또 “민주당 운동권 세력들은 제게 운동권 정치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나 그분들한텐 죄송한 마음이 전혀 없다. 그렇지만 지금 청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매우 크다”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대단한 용기, 불안감을 헤쳐나갈 의지,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24일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도현 비상대책위원, 나경원 전 의원, 김종혁 조직부총장,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 등 여당 인사들과 서울 소재 대학생 6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최성근 기자
24일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도현 비상대책위원, 나경원 전 의원, 김종혁 조직부총장,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 등 여당 인사들과 서울 소재 대학생 6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최성근 기자

청년들은 금융, 주거, 교통,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윤재영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2021년 청년 가구의 평균 부채액은 1인당 8455원으로 10년 전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 비율은 2016년 41%에서 2023년 74.2%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대학생들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이라며 기회와 시간의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재영 회장은 또 “많은 학생들은 높은 기숙사비 뿐 아니라 자취를 하면서 생활비, 주거비 부담을 많이 겪고 있다. 학생들이 기회와 시간을 단순히 생활비, 돈을 버는데 쓰는 게 아니라 정말 자신의 꿈, 학업을 위해 매진하고 노력하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청년 금융 활성화 정책을 요구했다.

주거비용 경감을 위해 청년주택 등의 공급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태헌 광운대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은 “대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주거 비용을 처리할 수 없다. 스스로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게 현재 실정”이라며 “물런 청년주택, 희망주택 등 주거문제에 대한 인식과 개선은 지속적르로 이뤄져 왔으나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많은 공급을 해달라고 요청하기 보단 현실적으로 주거 생활 안정이 가능한 청년 월세 지원, 청년 전월세 이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건의한다”며 “열악한 주거환경도 문제로 원룸이 붙어있어 소방, 치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주거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1인가구에 대한 최소 주거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일시불 납부가 원칙인 기숙사비 납부 방식을 분납이나 카드납부가 가능하도록 의무화하고 카드 납부시 수수료 인하 및 면제 조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왔다. 

교통비 부담 경감 요구도 있었다. 김효수 세종대 총학생회장은 “청년이나 대학생들에게 금액적 부담이 좀 덜한 대중교통 카드가 필요하다. 지금 나온 것들은 수도권 한정인데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하면 명소 등 여행 시스템도 많이 해결할 수 있다. 대중교통 할인이란 품목으로만 보지 말고 넓게 바라본다면, 청년, 대학생, 국민들에게도 많은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정부, 지자체 예산지원 확대가 필요하단 의견도 있었다. 김효수 회장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학교 차원에서 동문기업이 좋거나, 사립대 자체 예산이 많은 경우가 아니면 운영하기가 벅차다. 물가인상률에 따라 정부가 지원금을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며 “열악한 학교는 질이 떨어지는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할 바엔 안하겠다고 하기에 학생들이 피해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악순환될 수 있다”고 했다.

24일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간담회를 마친 뒤 대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24일 국민의힘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 현장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간담회를 마친 뒤 대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국가장학금 지원 강화 요구도 나왔다. 김채수 서울권대학생협의회 의장은 “정부 장학 예산 대비 대학생 지원이 잘 실현되냐고 했을 때 아니라고 감히 답변드리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대학생들이 왜 등록금이 힘들단 말이 아직까지 계속 나오겠는가”라며 “국가장학금 신청시 소득구간 산정도 불만이 나온다. 공정한 일률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획기적 대학생 학비 경감 방안을 모색한다고 했는데 근로장학생 제도를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 등 국가가 나서 취업 직무프로그램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봐달라”고 덧붙였다.

여당 관계자들은 공약을 만들 때 대학생들의 제안을 참조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직접 듣고 공약을 만들기 위해 여기 왔다”며 “여러분의 말을 토대로 현실세계에서 예산과 행정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의장은 “(교통카드 부분은) 서울, 인천, 경기가 하나의 생활권이기에 학생 불편이 없도록 협의할 생각”이라며 “천원의 아침밥은 올해 금액과 대상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아직도 부족하단 입장이다. 학생에 도움이 된단 현장 판단에 적극 늘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