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발행한 1200억 전환우선주 중 절반인 600억원어치 되사들이기로
2년간 우선배당률 4.2% 보장하지만 이후 가산금리 스텝업 구조라 배당금 부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 품에 안기자마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매입하는 자사주는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가 아니라 지난 2020년 발행했던 전환우선주로 비상장주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된 배경은 당시 발행했던 전환우선주의 우선배당률 보증 기한인 2년이 지나면서 배당금 지출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도 이미 발행했던 전환우선주가 여전히 부담스럽기에 향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환우선주 추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이베스트證, 보통주 아닌 전환우선주 매입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637억7416만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정주식 수는 577만895주이고 취득예상시점은 오는 2월 15일이다. 취득목적은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을 위한 통상적인 자사주 매입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이번에 매입하는 주식은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보통주가 아니라 전환우선주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발행주식은 보통주 5548만1190주와 전환우선주 1731만2685주 등을 합해 총 7279만3875주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전환우선주는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발행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0년 2월 15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전환우선주 1154만1790주를 발행했고 2021년 2월 18일에도 전환우선주 577만895주를 발행했다. 모두 발행가액은 1만397원이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2020년 5월 1200억원, 2021년 2월 60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이번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0년 2월 15일 발행한 1154만1790주 가운데 절반인 577만895주를 다시 사들인다. 비상장주식이기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환우선주 보유 주주와 직접 장외거래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환우선주 매입은 전환우선주에 딸린 스텝업 조항이 원인으로 보인다.

두 전환우선주 모두 누적적, 비참가적 우선주로서 발행일이 속한 회계연도부터 2년 동안 우선배당률 4.2%가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다음해부터는 매년 우선배당률이 변경되고 가산금리도 높아지는 구조다.

2년 이후 매 회계연도의 우선배당률 변경일 직전 영업일에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채권 시가평가 기준 수익율 중 2년 만기 A등급 무보증 공모 금융채(금융기관채)의 민평 평균 수익률에 2.107%P를 더한 이율이 책정된다. 여기에 매년 가산금리가 책정되는데 발행 2년 후 첫 해에는 2.0%P 가산되고 및 이후 3년간 매년 연 1.0%P씩 추가로 가산하여 최대 연 5.0%P까지 책정된다.

2022년부터 진행된 금리 인상 흐름에 가산금리 상승 폭까지 고려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서는 배당금 지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의결권은 변화 없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 의결권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보통주가 아니라 전환우선주 매입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 승인을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최대주주는 국내 사모투자전문회사(PEF) G&A에서 LS그룹 산하 LS네트웍스로 변경됐다. LS네트웍스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자 지난 19일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60.98%(3383만364주)를 1299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LS네트웍스는 2008년 7월 G&A가 이베스트투자증권(당시 이트레이드증권)을 인수할 당시 G&A PEF에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참여했고 30.1%에 해당하는 1010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LS네트웍스는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이 실패할 경우 일정기간 내에 지분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하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하면서 2015년 풋옵션이 행사됐고 LS네트웍스는 다른 투자자들이 보유한 217억8431만5799주를 3298억3000만원에 매입했다. 이를 통해 LS네트웍스는 G&A PEF에 대해 지분 98.81%를 확보했고 E1→LS네트웍스→G&A PEF→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LS네트웍스가 PEF를 통해 절대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유한책임투자자(LP)라 자본시장법상 계열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LS그룹은 지난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신청을 냈다.

금융위 승인으로 G&A PEF는 청산을 진행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을 포함한 잔여재산을 출자 내역에 따라 분배하게 됐다. 이에 따라 G&A PEF가 보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 3423만9190주 가운데 98.81%에 해당하는 3383만364주가 LS네트웍스로 넘어갔다.

이번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매입하는 전환우선주는 보통주 전환도 가능하다. 보통주 전환가능 기간은 2023년 2월 15일부터 2050년 2월 15일까지이며 전환비율은 1대1이다.

2021년 2월 발행했던 전환우선주 역시 보통주로 1대1 전환이 가능하다. 전환가능 기간은 2023년 5월 18일부터 2051년 2월 18일까지다.

LS네트웍스가 보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60.98%이지만 전환우선주를 모두 포함하면 46.47%로 떨어진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외 보통주 자사주로 507만5498주를 가지고 있다. 보통주 기준 9.1%, 전환우선주 포함시 6.97%에 해당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