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산업 성장에 정부 지원 강화책 발표
플랫폼 경쟁력 강화, 컨설팅·통번역 지원
글로벌 대표 만화 웹툰 축제·시상식 신설
정부조직·예산강화, 인재 아카데미 설립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정부가 만화·웹툰 분야 종주국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 플랫폼을 육성하고 칸영화제와 같은 글로벌 대표 시상식을 신설한다.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1분기 만화진흥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부조직과 관련 예상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웹툰·만화 산업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2022년 기준 웹툰 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30억원 증가한 1조82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역대 최대규모다. 특히, 웹툰 플랫폼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8% 증가한 1조1277억원을 기록,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수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웹툰의 해외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31.3% 증가한 1억764만 달러로 콘텐츠 산업의 평균 성장률을 상회한다. 이에 만화·웹툰산업이 향후 우리 콘텐츠 산업 성장을 이끌 차세대 핵심 분야가 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된다. 

만화·웹툰산업이 급속 성장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2019년 이후 관련 예산은 수년째 200억원대에서 정체하고 있고, 창작자 지원, 기업 육성 등 대상별 지원체계가 분산돼 국가 주도의 체계적 산업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해외 주요 플랫폼 기업, 대형 출판사 등이 웹툰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주도권을 둔 본격 경쟁이 예상되면서 웹툰 종주국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웹툰 산업이 성장하면서 불법 유통, 불공정 계약 사례도 함께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에서 만화 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 사진=최성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만화 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 사진=최성근 기자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만화·웹툰 관련 플랫폼 강화 및 시상식 신설, 정부조직 및 예산, 인재육성 강화, 법령 보완 및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향후 정책 지원방향을 제시했다.

만화·웹툰 분야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선도 플랫폼을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글로벌 웹툰 플랫폼 상위 5개 기업 중 4곳이 국내기업인 성공사례를 확산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플랫폼 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진출시 컨설팅을 제공한다. 해외 진출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통역 및 번역지원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전세계 만화 독자들에게 웹툰을 알리고 한국 만화웹툰 존재감이 드러날 수 있는 글로벌 행사를 개최해 일본과 미국 등 주력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턴 국제 공동제작, 국제 공모전을 지원하고 현지 수요에 특화된 콘텐츠를 공급하도록 하겠다. 중소 플랫폼의 해외 진출도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웹툰 종주국으로서 한국 만화·웹툰 위상 강화를 위해 ‘칸영화제’와 같은 글로벌 대표 축제를 올해 10월 개최한다. 축제 기간엔 가칭 국제 만화·웹툰 시상식을 개최해 국제적 권위의 작품상을 수여하고 산업종사자 시상도 함께 추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만화웹툰계에서 굉장히 요구한 사항으로 국제 대표 만화웹툰 축제와 시상식을 통해 한국의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며 “웹툰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웹툰 산업 성장세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 조직 및 예산도 강화한다. 올해 1분기 창작자, 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만화진흥위원회를 발족하고, 콘텐츠진흥원 등 지원기관 조직도 강화한다. 위원회는 관련분야 전문성, 경험을 갖춘 인물 20명 이내로 구성되며 위원은 임기 2년이며 문체부 장관이 위촉한다. 

만화·웹툰 예산은 2027년까지 현재의 5배 수준까지 강화한다. 2019년부터 200억원대에 머문 지원 예산을 2027년까지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단 목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 부분은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웹툰산업 성장속도를 반영할 때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본다. 부처내 추진 의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만화·웹툰인력 양성을 위해 인재아카데미도 설립한다. 창작, 산업, 번역 인력 양성 기능을 종합한 글로벌 교육기관을 설립한단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영화, 게임 등 세계를 선도하는 분야에 올라선 K-컨텐츠 분야는 인력양성시스템이 잘 돼 있다. 영화아카데미, 게임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만화, 웹툰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기획, 제작, PD의 2차사업화를 담당할 산업인력과정을 신설하고 내년부턴 슈퍼 IP(지식재산권) 등을 만들 창작인력을 연구하고, 웹툰에 특화된 번역가를 양성하고 컨설팅까지 수행하는 번역지원센터를 내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세가지 과정을 통합할 아카데미는 2027년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또 산업환경 변화를 감안해 2012년 제정된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을 만화·웹툰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을 추진해 만화·웹툰 분야가 산업으로서 발전할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단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웹툰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만큼 이 시장을 노리는 아마존,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국가 차원에서 확실한 지원을 함으로써 우리가 웹툰 종주국 위치를 지키고 글로벌 웹툰 플랫폼 입지를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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